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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편집纖維
의료(衣料)는 우리의 생활의 기본이 되는 3대요소의 하나로서, 식(食)·주(住)와 함께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먼 옛날부터 인류는 나무의 껍질·짐승의 가죽을 몸에 걸침으로써 신체의 보호에 유용(有用)한 것으로 삼아 왔다. 그러다가 차차 문화가 발전됨에 따라 의복의 의미도 변하여, 오늘날에 와서는 옷을 입는다는 것은 신체의 보호는 물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또한 예의(禮儀)의 의미도 지니게 되었다.
이처럼 옷을 몸에 감는 습관은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지만, 사람들은 많은 종류의 식물(植物)의 섬유라든가 짐승의 털을 골라 써 가는 중에 천연적인 의료 재료 가운데서도 가장 바람직스러운 것으로서 오늘날에도 우리가 은혜를 입고 있는 마(麻)·면(綿)·양모·생사(生絲)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인공적으로 섬유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1884년에 프랑스의 샤르도네(H. B. Chardonnet, 1839∼1924)가 질산셀룰로오스를 에테르와 알코올의 혼합액에 녹여, 좁은 관(管)을 통해 공기 속으로 밀어냄으로써 실로 만드는 일에 성공한 것이 시초이다.
그 후 구리암모니아법·비스코스(biscose)법과 같은 새로운 방법으로 인조섬유가 대량으로 공급되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인조섬유(人造纖維)가 제조됨으로써, 천연섬유(天然纖維)와 함께 오늘날 우리들의 의생활을 지탱하고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섬유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천연섬유
편집천연섬유
편집天然纖維
천연의 생물·광물에서 얻어지는 섬유가 천연섬유이다.
식물섬유
편집植物纖維
면
편집綿 면은 아욱과(科) 식물의 종자의 털에서 취한 것으로 거의 순수한 셀룰로오스만으로 되어 있다. 셀룰로오스(cellulose)·글루코오스 분자가 β결합으로 수천개 이상 일렬로 나란히 계속되어서 생긴 쇄상고분자(鎖狀高分子)이다. 이 같은 쇄상고분자가 수많은 다발로 모이고, 군데군데에는 질서정연하게 줄을 지어서 미셀(micelle)이라고 하는 미결정(微結晶) 부분을 만들고 있다(〔그림〕-1). 미셀을 구성하는 셀룰로오스 분자 다발은, 다시 몇 개씩 모여서 겨우 전자현미경(電子顯微鏡)으로 보일 정도의 다발로 된다. 이처럼 많은 수의 분자사슬이 집합을 되풀이함으로써 우리가 보게 되는 면섬유가 형성되는 것이다.
면은 종자모(種子毛)로 있을 때는 원통상(圓筒狀)이지만, 시들고 마르면 편평하게 되고 비틀어지고 구부러진다.
이 종자모를 알칼리(alkali)액에 담가서 충분히 팽윤(膨潤)시킨 뒤에 유리판 위에서 눌러 으깨어 현미경으로 보면 나선상(螺旋狀)의 갈라진 금이 보인다. 그리고 피브릴(fibril)이라 불리는 셀룰로오스의 집합체인 가는 줄이 나선상으로 칭칭 감겨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마류
편집麻類
한마디로 삼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대마(大麻)·아마(亞麻)·황마(黃麻)·래미(ramie:모시풀, 紵麻)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재배되고 있다. 이들 식물의 줄기에 있는 섬유세포의 다발은 길고 강하기 때문에, 이를 섬유로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섬유는 면의 경우와는 달리 펙틴(pectin)질과 강고하게 결합돼 있기 때문에, 우선 펙틴질을 녹여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줄기를 물에 담그기도 하고 노적(露積)하여 발효시키기도 하며 또 나무재나 소다회로 삶는다든지 함으로써 펙틴질을 제거시킨 후에 줄기를 잘게 부숴서 섬유를 빼낸다.
아마나 래미는 펙틴을 함유하고 있으나 대마·황마는 팩틴 대신에 리그닌(lignin)을 함유하고 있다. 이들 섬유는 그 성질에 따라 적절히 쓰여지며, 대마의 경우는 내수성이 강하고 견뢰(堅牢)하기 때문에 어망·끈 등에, 래미는 모기장·레이스 등에, 황마는 인도 등에서 쌀·설탕·비료 등의 자루로 쓰이고 있다.
동물섬유
편집動物纖維
양모
羊毛
양을 쳐서 그 털로 옷감을 만드는 것은 퍽 오랜 옛날부터 있었다. 1년에 1회,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할 즈음에 털을 깎아 내어 비눗물로 씻어서 더러워진 때를 없애고, 방직(紡織)함으로써 의료로 사용한다.
양모는 양(羊)의 종류에 따라서 굵기·길이가 각양각색이며, 털의 표면은 인편(鱗片)으로 뒤덮여 그 단면은 원, 또는 타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로서는 오그라져 있다.
양모를 구성하는 물질은, 이미 말한 것처럼 케라틴(keratin)이라고 하는 단백질로서 시스테인·로이신·아르기닌·티로신·알라닌·프로린 등 많은 아미노산이 쇠사슬 모양으로 길게 줄지어서 이룩된 쇄상고분자(鎖狀高分子)이다. 이 단백질의 특징은 시스테인(cystein)이 단백질 분자쇄(分子鎖)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그림〕-2). 각각의 단백질 분자쇄에 짜넣어져 있는 시스테인이 SH기(基)에 의해서 서로 이웃하고 있던 분자쇄 사이에서 S-S 결합을 만들고 시스테인으로 되어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양모가 탄성이 풍부한 섬유가 된 원인은 바로 이 분자 구조에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또 단백질에는 아미노기(基)·카르복시기와 같은 산성이라든가 염기성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산성 염료나 염기성 염료에 의해 염색이 잘 되며, 또 흡수성(吸水性)도 매우 크다.
비단
편집絹
누에가 고치를 다 만들었을 때 이를 가열하여 속에 들어 있는 번데기를 죽이고, 건조시켜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하여 집하(集荷)된 고치에서 실을 빼내기 위해 고치를 삶아서 생사를 부착(附著)되어 있는 세리신(sericin)을 일부 녹여, 섬유가 풀려나가기 쉽도록 한다. 다음에 누에가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 실마리를 찾아 수개의 고치로부터 다발로 실을 감아 생사(生絲)를 만든다. 이 조작(操作)을 조사(操絲)라고 한다.
생사는 70∼80%의 피브로인(fibroin)과 20∼30%의 세리신(sericin)을 주성분으로 한 2종류의 단백질로 되어 있다. 2줄의 피브로인 섬유의 둘레를 세리신이 뒤덮고 있어서 섬유에 거침성과 점착성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광택이 나쁘나 조사(操絲) 후에 탄산나트륨액이라든가 더운 물로 씻고, 최후에 묽은 초산(醋酸)에 담갔다가 말리면 세리신의 대부분이 녹아 아름다운 광택을 지닌 견사가 된다. 세리신을 제외한 이 조작을 견련(絹練)이라 하고, 만들어진 견사를 연견(練絹)이라고 부른다.
비단을 구성하고, 그 성질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피브로인이다. 이 단백질은 글리신·알라신을 주체로 하고, 기타 티로신·로이신·세린·페닐알라닌 등의 아미노산으로 되어 있다.
견을 X선으로 조사해 보면 아름다운 간섭무늬가 발견되며 견의 섬유가 고운 결정구조(結晶構造)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 피브로인 분자는 1줄의 폴리펩티드 사슬이 일직선으로 연장된 상태로서, 서로 이웃한 분자 사슬과 수소결합으로 결합된 구조를 하고 있다(〔그림〕-4).
생사는 강하고 길어지며 또 염색성도 뛰어나며, 특히 그 아름다움 때문에 옛날부터 귀중한 섬유로 여겨져 왔다.
광물섬유
편집鑛物纖維
석면(石綿:asbestos)은 사문석(蛇紋石)이나 각섬석이 변해서 섬유 모양으로 된 광물로서, 보통 모암(母岩) 사이에서 층상(層狀)으로 산출된다. 대부분은 40㎜ 이하의 짧은 것이지만, 드물게는 각섬석면(角閃石綿)처럼 180㎜에 이르는 것도 있다. 모암으로부터 섬유를 빼내기 위해서는 모암을 부수어 층상(層狀)인 석면 덩어리를 풀어낸다. 섬유는 매우 가늘고 솜과 같은 상태로 채취된다. 주성분은 복잡한 규산염이며 내열성이 좋다. 이 섬유를 시멘트와 혼합하고, 종이를 뜨는 것처럼 얇은 층상(層狀)으로 한 것을 여러 장 겹쳐서 압착(壓著)한 것이 석면슬레이트로서, 방화·단열재(斷熱材)로서 건축에 쓰인다. 또 실로 뽑은 것은 방직(紡織)하고, 보온·단열용 직물로 쓰인다.
인조섬유
편집화학섬유
편집化學纖維
자연계에서 산출되는 섬유질을 모아서 옷감으로 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재배한다든지 동물을 사육한다든지 하기 위하여 굉장한 노력과 장소를 필요로 하며, 또 기후나 병해(病害) 같은 자연적 제약도 크다. 이와 같은 자연에 의존하지 않고, 천연섬유와 똑같은 것을 공장에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옛날부터 계속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그 최초의 성공이 앞에서도 언급했던 샤르도네에 의한 샤르도네 인견(人絹)의 제조이다.
샤르도네 인견의 제법의 원리는 원래 섬유 모양이기는 하되 너무 짧아서 섬유로서 쓰일 수 없었던 면모(綿毛)와 펄프의 셀룰로오스를 일단 용해(溶解)하고 다시 긴 섬유 모양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화학적인 조작(操作)에 의해 인공적으로 제조된 섬유를 견(絹)·양모 등의 천연섬유에 대하여 화학섬유 또는 인조섬유(人造纖維)라 한다. 화학섬유에는 재생섬유를 비롯하여 반합성섬유(半合成纖維)·합성섬유 등이 있으며, 천연섬유와 함께 오늘날 우리들의 의생활(衣生活)을 지탱하고 있다.
재생섬유
편집再生纖維
샤르도네 인견과 같은 섬유는, 제조의 과정에 하등의 화학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며, 원래 있던 천연의 셀룰로오스를 고쳐 늘어놓았다고 하는 의미에서 재생섬유(레이온)라고 불리며, 뒤에 언급할 나일론 등과 같이 완전히 합성된 합성섬유와 구별되고 있다.
현재 셀룰로오스를 원료로 한 재생섬유에는, 원료인 펄프라든가 면모(綿毛:linter)를 녹이는 방법에 따라 다음의 3가지 방법이 있다.
비스코스법 레이온(비스코스 인견)
편집viscose 法
rayon(viscose 人絹)
화학섬유의 대표로서 대량 생산되어 온 것이나, 최근에는 각종 합성섬유에 눌려서 그 생산량이 감소되고 있다. 그러나 재생섬유의 제조는 현재로서는 아직 거의 이 방법만이 채택되고 있다.
목재에서 만들어진 펄프(pulp)를 수산화나트륨(NaOH) 용액에 담그면, 펄프는 수산화나트륨을 대량으로 빨아들임으로써 알칼리·셀룰로오스가 된다. 또한 여분(餘分)의 알칼리액을 짜내면 희고 보송보송한 분말이 얻어진다. 이것을 잠시 방치하여 숙성(熟成)시킨다. 이 동안에 펄프의 셀룰로오스 분자사슬은 적당하게 잘려서 짧아진다.
다음에는 이황화탄소를 작용시켜 크산토겐산나트륨의 에스테르로 만들고, 이것을 묽은 알칼리액과 물에 녹인 것이 비스코스(biscose)이다. 이 액을 방치하면, 셀룰로스크산토겐산(酸)나트륨은 분해하여 응고하기 쉽게 된다. 이 조작을 숙성이라 한다. 알맞는 점도와 응고성(凝固性)이 생겼을 때, 0.08㎜ 정도의 가는 구멍으로부터 황산과 황산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응고액 속으로 밀어낸다.
밀어내어진 비스코스(크산토겐산나트륨)는 황산에 닿으면 분해돼 원래의 펄프 때와 같은 셀룰로오스로 되돌아간다. 즉, 실형태의 셀룰로오스로 재생된다. 이것을 세정(洗淨)·표백시켜 말리면 얼마든지 긴 실이 된다(〔그림〕-5). 긴 그대로의 것을 인견, 이것을 꼭 면모(綿毛)처럼 수cm로 짧게 자른 것을 스테이플파이버(staple fiber:스프)라고 부른다. 또 실로 만들 때에는 양털처럼 오그라들게 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셀로판
편집cellophane
투명하며 포장용 등으로서 우리 주변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셀로판은, 비스코스를 가는 구멍으로부터가 아니라 좁은 틈서리로부터 처천히 응고액 가운데로 밀어내고, 씻어 표백한 것이다.
구리암모니아법 레이온(벰베르크 인견)
편집銅 ammonia 法 rayon(Bemberg 人絹)
셀룰로오스를 산화구리암모니아의 진한 용액 속에서 녹이고, 이 용액을 가는 구멍을 통하여 물 가운데로 밀어내어 다시 원래의 셀룰로오스로 하는 방법이다. 원료에는 린터(綿毛)라든가 고급 레이온펄프를 사용한다. 생산된 인견은 비스코스견에 비하여 가는 것이 많고
아름답다.
단백질재생인조섬유
편집蛋白質再生人造纖維
셀룰로오스를 재생시키는 것과 완전히 같은 방법이며, 단백질 가령 우유의 카세인이라든가 콩·옥수수의 단백질 등도 섬유로 된다. 이들 단백질은 묽은 알칼리액에 녹여, 가는 구멍으로부터 염(鹽) 및 산(酸)을 포함하는 용액 속으로 밀어낸 후 포르말린 처리를 하면 재생섬유가 만들어진다. 또 설견(屑絹)을 니켈암모니아나 구리암모니아 용액 속에 녹여 가는 구멍으로부터 황산 가운데로 밀어냄으로써 재생견(再生絹)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섬유는 연질(軟質)이고 강도가 약하여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면·모·인견 등과 함께 혼방하여 사용된다.
아세테이트섬유
편집acetate 纖維
레이온이 목면과 마찬가지로 셀룰로오스 자체인 데 비해, 셀룰로오스 분자의 수산기를 적당히 아세틸기(基)로 치환(置換)한 것이 아세테이트섬유이다(〔그림〕-6). 이 섬유는 아세틸화한 부분만이 합성품이므로 반합성섬유(半合成纖維)라고 불린다.
물을 흡수하기 쉬운 수산기(水酸基) 대신에 아세틸기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세테이트섬유는 레이온에 비교하여 흡수성(吸水性)이 작고, 더욱이 마르기 쉽다. 아세테이트를 만드는 데에도 원료는 역시 펄프로부터 시작된다. 정제(精製)한 린터, 또는 고도로 정제한 펄프를 무수초산(無水醋酸) 속에서 반응시키면 셀룰로오스를 구성하고 있는 포도당 분자의 3개의 수산기가 모두 아세틸기로 치환되어 삼초산셀룰로오스로 된다. 이것을 50% 초산 중에서 40℃ 안팎으로 방치하면 아세틸기의 일부는 다시 수산기로 변하고 이초산셀룰로오스가 된다. 이 용액을 다량의 물 속으로 부으면 초산셀룰로오스가 가라앉는다. 삼초산셀룰로오스는 아세톤에 녹지 않으나, 이와 같은 조작(操作)으로 만들어진 이초산셀룰로오스는 녹는다. 거기에서 이를 무수아세톤에 녹이고, 약 18%의 이초산셀룰로오스-아세톤 용액으로 되었을 때에 가는 구멍으로부터 밀어냄으로써 실로 만든다. 아세테이트인 경우에는 레이온의 방사(紡絲)와는 달라서 공기 속으로 밀어낼 뿐으로 아세톤이 증발함으로써 뒤에 아세테이트 섬유가 남는다(건식방사).
이것을 감아낸 것을 아세테이트인견이라 한다. 똑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아세테이트스프를 만든다. 비스코스인 견보다도 생산량은 다소 많으며, 내수성(耐水性)이 좋고, 또 건조되기 쉬운 점 외에도 촉감이 좋고, 주름이 잘 잡히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합성섬유
편집合成纖維
재생섬유이든 반합성섬유이든, 원료 셀룰로오스나 단백질은 이미 길다란 쇄상고분자(鎖狀高分子)이며, 그 형태를 바꾸거나 필요에 따라 분자를 가공하여 섬유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이와는 달리 조그만 분자를 처음부터 서로 연결시켜 커다란 고분자로 만들고 섬유가 되게 한 것이 합성섬유이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로서의 합성섬유는 나일론(nylon) 합성에서부터 시작 되어, 그 후 비닐론(vinylon) 등과 같은 합성섬유가 잇달아 탄생되었다.
이들 섬유를 만드는 분자는 플라스틱 항(項)에서 관찰된 바 있는 것이 많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어떤 것은 플라스틱 항에서 예시(例示)한 고분자와 동일한 것이 섬유로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섬유로서 사용되려면 어떤한 성질을 필요로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
플라스틱으로 쓰여지는 쇄상고분자는 상온(常溫) 부근에서는 고체나 액체라고도 할 수 없는 이른바 유리상(glass 狀)으로서, 온도를 올리면 점점 유동화(流動化)하여 변형(變型)시킬 수 있는 성질이 요구되는 것은 이미 밝혔다.
섬유가 될 자격으로서 쇄상고분자에 요구되는 점은 용융(溶融)·용해되고, 가는 구멍으로 밀어내 가는 실의 형(型)으로 가공하기 쉬워야 한다. 또한 만들어진 가는 실은 잡아당겨졌을 때에 늘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거기에 흡습성(吸濕性)·착색성(著色性)이 좋을 것 등도 요구된다. 특히 잡아당겼을 때에 알맞는 탄력과 항장력(抗張力)을 지니는 것은 중요하며, 결정성(結晶性)이 좋은 것이 이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쓰여지는 폴리펩티드·폴리염화비닐 화합물 중에서도 특히 결정성(結晶性)이 좋은 것이 섬유로서 쓰인다. 즉 용해해서 가는 구멍으로부터 가는 실로 밀어내어져 응고할 때, 쇄상고분자가 적절하게 배열됨으로써 분자 사이에서 결정을 만들게 됨에 따라 항장력을 갖게 되는 것이 섬유로서 쓰인다. 이것은 이미 폴리에틸렌의 항에서 결정성 폴리에틸렌은 섬유로 만들어지지만 비결정성(非結晶性)폴리에틸렌은 필름(film)으로 쓰인다고 말한 그대로이다.
나일론이든 테트론이든 그 종류에 따라 플라스틱으로 쓰여지느냐 섬유로서 쓰여지는냐는 이들 분자구조(分子構造)와 분자의 결정성(結晶性)을 만들기 쉬운 정도에 따라서 정해지게 마련인 것이다. 이것은 천연의 셀룰로오스에서도 미셀(micelle)이라고 하는 결정을 만들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섬유의 전체가 한결같이 이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졌다고 가정하면 섬유는 너무 굳어서 구부러질 수가 없으며 뻣뻣한 것이 될 것이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섬유는 이 같은 결정구조를 가진 부분과 그것이 여러 가닥으로 풀린 유연(柔軟)한 부분이 알맞는 비율로 존재하고 있다. 즉 결정구조에 따라 어느 정도의 섬유로서의 강도(强度)를 부여하고 있으며, 유연한 부분이 있음으로써 부드러운 성질이라든가 흡수성(吸水性)·구부러지기 쉬운 성질 등을 갖고 있다.
나일론
편집nylon
미국의 유명한 뒤퐁사(Du Pont 社)의 카로더스(Carothers, 1896∼1937)는 명주(絹)가 폴리아미드결합을 한 쇄상고분자인 점에 착안했다. 이와 동일한 폴리아미드결합의 쇄상고분자를 만들면, 명주와 동일한 것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고, 1분자 가운데에 2개의 카르보닐기(基)를 갖는 디카르본산과 디아민(아미노기를 2개 갖는 물질)을 중합시켜 갖가지 조직으로 이룩되는 많은 폴리아미드고분자를 연구했다.
그리고 많은 조직 가운데서 디카르본산으로는 아디핀산(HOOC-(CH2)4-COOH)을, 디아민은 헥사메틸렌디아민(NH2-(CH2)6-NH2)을 사용한 것은 섬유로 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6.6이다. 6.6이라고 하는 이름은, 구성분자가 각각 탄소수 6인 화합물이라는 것에 유래한다.
나일론6.6은 미국·유럽에서 대표적인 나일론이다. 원료인 아디핀산은 여러 가지 방법에 의해서 얻게 되는데, 대표적으로는 석탄에서 얻어지는 석탄산에다 수소첨가(添加)하여 시클로헥산올로 하고, 질산(窒酸)으로 산화시켜서 만든다. 헥사메틸렌디아민은 아디핀산에 암모니아를 작용시켜서 탈수(脫水)하고, 수소를 첨가하는 방법, 부타디엔으로부터 합성하는 방법, 푸르푸랄을 원료로 하는 방법 등이 있다.
나일론 섬유의 또 하나의 대표적인 것으로 나일론6이 있다. 이것은 카프롤락탐이라고 하는 아미드결합에서 고리(環)로 돼 있는 화합물을 이용해서 만들어진다.
이 화합물을 소량의 물과 함께 가열하면 분자 내의 아미드결합이 끊어지고, 다른 카프롤락탐분자와 새로이 아미드결합을 고쳐 만듦으로써 쇄상고분자화(鎖狀高分子化)한다. 〔그림〕-7은 나일론6.6과 나일론6의 구조를 보여 주는데 서로 매우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아미드결합의 방향이 거꾸로 되어 있는 차이뿐이다.
이 고분자는 결정(結晶)하기 쉬운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용융되어 가는 구멍으로부터 실이 되어 나오며 냉각시키면서 서서히 잡아늘이면 쉽게 결정화하여 섬유로서 충분한 강도를 지니게 된다.
나일론 섬유는 매우 뛰어난 성질을 갖고 있다. 우선 가벼운데도 불구하고 큰 인장강도(引張强度)를 지녔고, 물에 적셔도 그 세기는 변치 않는다. 구부림이나 마찰에 대해서도 강하고, 또 매우 가는 섬유로 만들 수도 있다. 이 밖에 천연섬유나 재생섬유에선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각종 직물과 양말·어망·타이어 코드 등을 비롯하여 공업용도(工業用途)에까지 널리 쓰인다.
그 밖의 나일론
편집-nylon
디카르본산과 디아민을 여러 모양으로 조합하면 여러 종류의 폴리아미드분자가 된다. 이와 같이 만들어진 것 중에는 나일론6.6 외에도 유용한 것이 많다. 그와 같은 것의 일례로는 탄수소 12인 폴리아민과 아디핀산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나일론12가 있다. 이런 종류의 것은 분자사슬 가운데에 -CH2-인 지그재그 사슬이 많기 때문에 결정성(結晶性)이 적어지게 되며, 섬유로서는 쓰여지지 않지만 플라스틱으로서는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 밖에 여러 가지의 조합하는 방식에서 나일론3·나일론4·나일론7 등 여러 모양의 폴리아미드화합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플라스틱으로서 쓰이고 있다.
폴리에스테르계 합성섬유
편집polyester 系合成纖維
폴리에스테르라고 하는 것은 앞의 고분자 분자구조의 항에서 말한 것과 같이 카르본산과 알코올로부터 물분자가 제거되어 에스테르결합(ester 結合)이라는 것으로 길게 늘여 놓은 화합물이다. 디카르본산인 테레프탈산(terephthalic caid)과 일종의 알코올인 에틸렌글리콜을 에스테르결합으로 연결시키면 결정성이 양호한 폴리에스테르화합물(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이 생성된다. 이 고분자를 녹여서 실로 만든 것을 영국에서는 테릴렌(terylene), 미국에서는 데이크론(dacron)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다.
원료인 테레프탈산은 석유로부터 얻어지는 p크실렌을 산화하거나 석탄에서 얻어지는 나프탈렌을 산화시켜서 만든다. 한편 에틸렌글리콜은 에틸렌가스에서 만들어진다.
공업적으로 양자를 축합(縮合)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테레프탈산을 메틸알코올로 에스테르화한 후, 에틸렌글리콜을 가해서 상압(常壓)에서 가열하고, 에스테르결합을 에틸렌글리콜과 교환케 한다. 유출(油出)돼 나온 메틸알코올을 제거한 후 다시 진공중에서 가열하여 중합시킨다(〔그림〕-8). 테릴렌의 장점은 주름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물을 빨아들이지 않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로 빨아도 곧 마르며 그대로 입을 수 있는 편리한 점이 있다. 또 무명·모(毛)·마(麻)와의 혼방성(混紡性)이 좋기 때문에 양복지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아크릴 섬유
편집acryl 纖維
에틸렌의 수소원자 1개가 시아노기(-CN)로 치환(置換)된 구조의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을 중합(重合)시키면 폴리아크릴로니트릴이 생긴다. 이것을 용제(溶劑)로 녹여서 응고욕(凝固浴) 가운데서 방사(紡絲)하거나 나일론처럼 녹여서 실을 만들면 훌륭한 섬유를 만들게 된다. 이것이 아크릴 섬유이다. 뒤퐁사(Du Pont社)에서 올론(orlon)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강하고 내후성(耐候性)도 훌륭하고 주름도 쉽게 생기지 않는 편리한 점이 있고, 양모와 흡사한 합성섬유로서 공급되며, 양모와 혼방(混紡)하여 스웨터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그 밖의 아크릴계 섬유로서는 아크릴로니트릴과 기타 물질과의 공중합물(共重合物)이 있다. 염화비닐과 공중합한 것(다이넬·카네카론 등)을 비롯하여 아크릴란·엑슬란 등의 상품명으로서 각종 공중합물이 판매된다.
폴리비닐알코올계 합성섬유
편집polyvinyl alcohol 系合成纖維
아세틸렌, 초산(醋酸)을 200∼250℃로 가열한 촉매 위를 통과시키면, 부가반응(附加反應)으로 초산비닐을 얻게 된다. 초산비닐은 또 에틸렌으로부터도 만들 수 있는데, 이와 같이 해서 얻어진 초산비닐은 상온에서는 액체로, 이를 과산화물(過山化物)의 촉매 속에서 가온(加溫)하면, 쉽게 부가중합(附加重合)하여 흰 가루의 폴리초산비닐이 생성된다. 이것은 그대로 접착제·껌의 베이스(치클)에도 쓰인다.
이 폴리초산비닐을 메틸알코올에 녹여, 소량의 알칼리 또는 산으로 가수분해하면, 아세틸기가 제거되어서 수산기(-OH)를 지닌 폴리비닐알코올을 얻게 된다. 포바르의 수용액을 황산(황산나트륨액 또는 황산암모늄 용액) 가운데로 밀어내면 폴리비닐알코올 섬유가 된다. 그러나 그 물건 자체는 수용성(水溶性)이기 때문에 실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물에 녹지 않는 실용적인 섬유로 만들기 위해서는 포르말린 처리와 열처리를 하게 된다. 실제로 폴리비닐알코올 섬유를 잡아당기면서 열처리를 한 후, 황산산성(黃酸酸性)으로 포르말린 처리하면 폴리비닐알코올 수산기(水酸基)의 일부가 화합하고, 분자 안에서 환화(環化)하여 불용성(不溶性)으로 된다.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 비닐론이다(〔그림〕-8).
비닐론은 일본에서 개발·발전시킨 섬유이며, 그 성질은 포르말린 처리와 열처리의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가 있다. 무명과 비슷한 성질이 있으며, 나일론보다는 흡습성(吸濕性)이 많고, 속옷을 만드는 데 알맞다. 폴리아미드계(系)의 나일론은 명주와 비슷하고 수산기를 갖고 있는 비닐론이 무명 비슷한 성질과 용도(用途)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는 하겠지만 흥미있는 사실이다.
폴리염화비닐계 합성섬유
편집poly 鹽化 vinyl 系合成纖維폴리염화비닐은 플라스틱으로 널리 쓰이는 고분자인데, 저온에서 중합(重合)한 결정성(結晶性) 높은 폴리염화비닐은 섬유가 된다. 이것을 아세톤과 이황화탄소와의 혼합용매로 녹이고 건식방사(乾式紡絲)한다. 프랑스의 로비르, 일본에서의 테비론 등이 그것이다. 열에는 약하기 때문에 특수한 용도에만 쓰인다.
또 염화비닐과 아크릴로니트릴, 염화비닐과 초산비닐(醋酸vinyl)과의 공중합물(共重合物)도 섬유로서 사용된다.
폴리염화비닐리덴계 합성섬유
편집poly 鹽化 vinylidene系合成纖維
염화비닐에 다시 염소 1개가 붙은 것을 염화비닐리덴이라고 하는데, 이것과 염화비닐을 공중합시킴으로써 고분자를 얻게 된다. 이를 방사(紡絲)한 것이 사란(saran)이다. 산이나 알칼리에 쉽게 침식되지 않고, 마찰에도 강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시트용(sheet 用) 천이나 방충망(防蟲網) 같은 것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된다.
그 밖의 합성섬유
편집-合成纖維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중에서 알맞는 결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섬유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반응잔기(反應殘基)가 전혀 없기 때문에 염색성이 나쁘고, 옷감용으로서는 쓰여지지 않으며, 공업용과 어망 등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인다.
방사와 직포
편집방사
편집( 紡絲) 인조섬유의 항에서 언급했거니와
반응기(反應器)에서 합성된 고분자나 셀룰로오스용액(溶液)을 실로 만드는 공정은
화학섬유공업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과정이다. 방사방법으로는 다음의 3종류가 있다.
⑴
습식법(濕式法) ― 적당한 용제(溶劑)로 녹인 내용물을 가는 구멍을 통해서
응고욕(凝固浴) 속으로 밀어내어 고화(固化)시킨다.
⑵
건식법(乾式法) ― 기화(氣化)하기 쉬운 용제로 녹인 것을 가는 구멍을
통하여 공기 가운데로 밀어낸다. 용제가 증발해 버리면 실로 만들어져서 남는다.
⑶
용융법(溶融法) ― 고분자를 가열하여 용융상태로 만들고, 가는 구멍으로부터
밀어낸다. 식어서 굳으면 실이 만들어진다.
이
여러 방법 중의 어느 경우에도 가는 구멍으로부터 나오는 실을 빼 늘여서 분자를
결정(結晶)하기 쉽게 하는 공정은 훌륭한 섬유를 만들기 위한 필수조건이다.합성섬유가
양모 등에 비해서 대체로 미끄러지기 쉽다고 하는 인상을 준다. 백금판에 뚫린 수백개의
가는 구멍으로부터 나오는 합성섬유는 확실히 한줄의 둥글고 매끈한 실이며, 더욱이
한줄의 실은 균질적(均質的)인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천연적인 섬유는
결코 이와 같은 표면을 지니고 있지는 못하다. 양모는 인편(鱗片)으로 뒤덮인 표면을
갖고 있고, 명주는 편평한 2줄의 실다발이며, 카포크 등은 속이 비어 있다. 한줄의
실의 형상(形狀)이 이것을 짜서 천으로 만들었을 때의 그 느낌을 현저하게 변화시킨다. 오늘에
와서는 합성섬유를 방사할 때 이와 같은 견지에서 가는 구멍의 형(型)을 여러 모양으로
바꿈으로써 많은 형태의 특이한 섬유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밖에 섬유의
성질을 개량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연구되고 있으며, 그 하나의 예로서는 방사
때에 성질이 서로 다른 2종류의 나일론을 하나로 붙여 뭉쳐내는 방법이 쓰이게 되었다.
부드러울 때에 접합시킨 실이 냉각됨에 따라 그 수축성(收縮性)의 차이 때문에 양모와
같이 오그라들게 된다. 이와 같은 합성섬유에다 양모·비단(絹)·무명
등의 특성을 주게 되는 가공법은 여러 가지로 연구됨으로써 실용화(實用化)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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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포
편집織布
섬유를 실제로 사용할 때에는 천으로 짜서 사용한다. 즉 많은 실을 사용해서 평면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천을 짜는 방식은 풍토나 민족에 의하여 여러 가지로 발달했으며, 간단한 평직(平織)에서부터 복잡한 고블랭직(Gobelin 織:사실적인 그림무늬를 넣어 짠 실내장식용의 직물로 유럽의 tapestry의 1종)과 같은 미술품(美術品) 수준의 것까지 있다. 또 융단처럼 두껍게 부풀어오르는 듯하게 짠 천도 있다.
직기(織機)만 하더라도 간단한 것에서부터 저지직(jersey 織)처럼 매우 정교(精巧)한 큰 장치까지 있다.
천으로 짠다는 것에 대한 의의(意義)를 생각해 보자.
이미 말한 것처럼 우리들은 몸에 옷을 걸치기 위해서와 물건을 잘 포장하기 위하여 천을 필요로 하며, 그 재료는 짐승가죽→천연섬유→합성섬유와 같은 순서와 범위로 넓혀갔다. 그리고 결국에는 각종 고분자 화합물도 합성되고, 그 성형(成型) 기술도 매우 발전되고 있다. 그러면 일부러 섬유의 형태로 만든 연후에는 천으로 짜지 않더라도, 직접 천으로 성형시켜서 옷감으로 만들 수 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나일론과 같은 것을 필름으로 만들어 보면, 벌써 그 물건 자체는 통기성(通氣性)이 없으며 딱딱한 느낌으로, 옷감으로서는 도저히 쓸모가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면(面)으로 넓힌 것으로서, 천연적인 가죽처럼 통기성이 있는 고분자도 연구되고는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합성피혁의 항에서 언급된다.
그런데, 실 형태를 취한 것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배향(配向)시켜 2차원·3차원적으로 한 경우에는 밖에서부터 힘을 가함으로써 바로 그것의 성상(性狀)을 대폭적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
평직(平織)으로 했을 경우, 올과 올 사이의 방향, 즉 결방향으로는 천은 거의 길어지지 않지만, 경사(비낌) 방향으로는 매우 길어지기 쉽다. 그 위에 올과 올 사이의 크기 여하로써 통기성도 조절할 수가 있다. 덩어리인 채로에서는 굳은 고분자도 이처럼 가는 실로 만든 연후에 짜면 유연성(柔軟性)을 얻을 수 있게 되며, 밧줄처럼 여러 가닥을 다발로 만들어 주면 강도(强度)도 얻게 된다. 이것이 천으로 짜는 이점이다.
지금까지는 쇄상고분자(鎖狀高分子)의 구조와 그 성질이라는 관점에서 여러 종류의 물질을 관찰해 왔다. 여기에서는 실의 표면 형태라든가 모임형편으로 직포의 성질이 여러 가지로 변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들의 주위에 있는 물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분자 자신의 성질과, 그 물질의 모임 상태에 의한 성질이 합해져서 하나의 물질의 성질을 정하고 있는 사실에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