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경제/경제일반/경제의 이론과 학설/경제학의 개념

경제와 경제학 편집

經濟-經濟學

사람이 생활해 가는 데는 일정한 물질이 필요하다.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무엇인가 목적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목적에서 각종 욕망이 생겨난다. 그 욕망에도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이 있다. 경제라고 하는 개념은 이 중에서 오로지 물질적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하는 사람의 행동을 말한다.이 물질적 욕망을 직접, 혹은 간접으로 만족시키는 수단을 '재화(財貨)' 혹은 '자원'이라고 한다. 재화에는 공기, 물, 토지, 광산물, 농산물, 공업제품, 건물, 기계, 원료 등의 물질적 재(財) 외에, 인간의 직접 노동도 인적 재(財)라 하여 재화 속에 포함시켜 생각한다. 이 재화 중에서 공기나 물처럼 인간의 욕망에 비하여 그 존재량이 지극히 다량이며 누구도 그것을 점유할 수 없고 또 그것을 획득하기 위하여 어떤 희생도 지불치 않아도 좋은 재화를 '자유재(自由財)'라고 한다. 자유재는 재화 중에서는 극히 적고 대부분의 재화는 인간의 욕망에 비하여 그 존재량이 희소한 것이라해도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재화들은 그 누군가가 점유하게 되고,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재화를 일반적으로 '경제재(經濟財)'라고 한다.

경제라고 하는 언어는 이처럼 사람의 물질적 욕망을 채워주는 경제재가 상대적으로 희소하기 때문에 사람이 취하는 경제재의 선택행위를 나타낸 개념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가 있다. 원래 경제를 나타내는 영어의 Economy는 그리스어의 oikos(집), nomos(다스리다)에서 온 것이다. 이것은 한 집안의 살림살이나 절약 혹은 가정(家政)을 의미하고 있었다. 서구의 경우 경제에 대한 사고방식이 가정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인간 행위들이 영위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물질적 욕망의 충족 수단이 희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물질적 욕망을 채울 것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희소한 경제재를 어떤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람의 행위를 '경제행위'하고 한다. 경제학은 이러한 사람의 물질적 생활의 유지와 개선에 필요한 합리적 방법을 지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경제학의 과제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되도록 희생을 적게 하여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밝히는 일인 것이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경제원칙'이라 부르고 있다.

경제사회는 경제행위를 영위하는 개인·가계(家計)·기업·지방자치단체나 국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경제사회는 이 구성원들에 의하여 일정한 경제적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이 경제조직이다. 개개인의 경제행위는 경제조직의 질서에 의하여 제약을 받는다. 그러므로 경제학의 목적은 경제사회의 구성원을 개별적으로 다루어서 그 욕망 충족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조직 속에서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최대의 물질적 욕망을 최소의 희생으로 달성하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개개의 구성원의 경제행위는 이 경제적 질서에 따라서, 동시에 달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한다. 이에 근거하여 경제학을 정의하면, '경제학은 사람들 및 사회가 각종 재화를 계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하여 희소한 생산자원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 재화들을 현재와 장래의 소비를 위해 사회에 있어서의 각종의 사람들과 집단들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서 연구한다'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현대의 경제학은 사회의 경제조직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조직은 또 크게 둘로 나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그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생산수단은 개인의 소유로 되어 있지만,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원칙적으로 이것을 부인한다.

이와 같이 경제체제가 다른 경제조직 아래에서의 경제학의 성립은 당연히 이질적(異質的)인 것이 된다. 그러나 어떠한 경제사회에 있어서도 희소한 재화를 되도록 합리적으로 사람의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도록 선택·분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경제학의 대상·영역 편집

經濟學-對象·領域

경제행위를 영위하는 것을 경제주체라고 하는데, 경제학은 이 경제 주체들의 상호 활동의 결과 나타나는 경제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그것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1은 경제사, 제2는 경제이론, 제3은 경제정책이다. 이 부분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경제사는 경제 현상의 변화 또는 발전 과정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개별적·구체적으로 연구하고, 그 시간적 변화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요소에 따라서 통일적으로 기술하는 부문이다.

경제이론은 경제현상을 관찰하여 그 속에서 일어나는 규칙적인 움직임을 발견하고, 경제법칙으로서 그 움직임들에 대해서 체계를 세우는 부문이다.

경제정책은 이와 같이 하여 분명해진 지식을 실제의 정책에 응용하는 부문이다.

경제사와 경제이론은 자인(sein)에 대한 체계적 지식임에 대하여, 경제정책은 졸렌(sollen)을 찾아 행동하기 위한 규범과 그 실천에 대한 지식이다.

이와 같이 경제사(經濟史)·경제이론·경제정책은 각각 독자적인 연구 영역과 연구 방법을 가지고 있는데, 동시에 이 부문들은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선 경제사는 역사의 흐름에 알맞게 경제현상을 개별적, 구체적으로 인식한다. 경제현상은 원래 역사적이며 구체적이다. 그러므로 복잡하고 또한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거기에서 얻어지는 지식도 복잡하고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이 경제현상들에는 많건 적건간에 공통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거기서 일반적·본질적인 경제법칙이 도출(導出)된다. 이처럼 경제이론은 개별적인 현상을 통하여 일반적인 것을 파악하고, 그 본질을 밝힌다.

결국 경제이론은 구체적·역사적인 세계에서 절연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세계를 통하여 그것들을 포용함으로써 본질적·일반적 관련을 확인함에 있다. 이와 같이 경제사와 경제이론은 독자적 연구영역을 가지면서 상호 돕고 있다. 양자(兩者)는 경제현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설명하는 것으로서 공통된 특징을 갖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경제정책은 일정한 규범 혹은 이상을 수립하는 것이므로 주관적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주관적 가치판단은 어떤 세계관·인생관을 기본으로 하여 형성되는 것이다. 세계관이나 인생관 중 어느 것이 객관적인가를 과학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는 경제정책은 경제사나 경제이론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일정한 규범이나 이상을 수립하는 것은 개인의 의욕과 양심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경제정책에는 이와는 달리 객관적 가치판단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객관적 가치판단이란 다음과 같은 것을 가리킨다. 첫째, 일정한 목적에 대한 수단의 기술적 적합성을 판단하는 일이다. 기술적 적합성은 주어진 목적에 대하여 어떠한 수단이 적당한가를 판단하는 것으로서, 객관성을 갖는다. 둘째는,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택된 수단이 얼마만큼의 희생을 수반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으로서, 이것도 객관성을 갖는다. 셋째로 주어진 목적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해명한다. 넷째로 그 목적의 배후에 존재하는 궁극적 이론을 밝히는 것이다. 셋째, 넷째는 이론적 판단이며, 역시 객관성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이 경제정책은 목적의 설정이 개인의 양심 문제라고 해도 극히 실천적인 분야이다. 개인이 어떤 이상을 추구하고 어떤 주관적 가치판단을 내리는가는 자유지만 이 판단의 실천도 그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 실천은 현실 세계에 있어서 인과(因果)의 질서에 제약되어, 결국에는 역사적 필연적 흐름에 지배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역사적 필연의 흐름의 기본적 구성은 경제법칙이므로 경제정책은 경제이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목적이 주어졌다고 해도 어떤 수단을 써서 그것을 실현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이론 분야의 문제이다. 이와 같이 경제이론은 경제정책에 대하여 객관적 가치판단의 기본적 이해를 제공함과 동시에 또 한편으로는 경제정책의 실천적 요구에 의하여 진보 발전하는 것이다.

경제학의 방법 편집

經濟學-方法

경제이론이 요구하는 것은 경제현상 중에 성립하는 기본적·일반적인 경제법칙이다. 경제법칙은 다른 사회과학에 있어서의 법칙과 같이 인간의 주체적 행동에 대한 경제법칙이다. 이 점은 자연과학에 있어서의 자연법칙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고 있다. 자연과학은 오로지 자연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자연과학 속에도 생물학·의학·심리학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있으나, 그 경우 사람은 자연적 존재로서 취급되고 있다. 이 자연현상에는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하며, 이것은 자연법칙이라 불린다. 자연현상에 있어서 존재하는 이러한 규칙적 반복은 경제현상에서 발견되는 경제법칙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 것일까.

경제현상에는 규칙적 반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인간은 자유의지(自由意志)를 기본으로 하여 각각 독자적 경제행위를 영위하는 것이다.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은 다양한 것이기 때문에 그 행동의 결과에는 어떤 규칙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회현상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두번 다시 같은 현상을 되풀이하는 일은 없다는 주장이 있다. 이 의미에서는 자연현상도 엄밀하게는 시간적 요소를 고려한다면 똑같은 현상은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 셈이지만 사회현상만큼 불규칙성은 없다고 하는 생각이다. 자연현상은 시간과 장소의 여하를 물을 것 없이 자연적이며 동일 조건으로 실험을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규칙적 반복을 나타내는 자연법칙의 존재를 알 수가 있지만, 사회현상에는 이러한 실험을 행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는 생각도 있다.

대체로 경험적인 여러 사실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제과학은 그것이 과학으로서의 범주에 속하는 한, 모두가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방법에 따라야 할 것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하여 상술(上述)한 바와 같은 제설은 과학으로서의 성격을 바르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학이 자연법칙을 탐구함과 같이 경제학도 경제법칙을 탐구한다. 양자는 같은 법칙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제의 제 현상에는 자연현상에서 보여지는 정도의 규칙성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현상에는 규칙적 관계가 반복된다고 해도 그것은 경향적 혹은 개연적(蓋然的)으로 나타나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경제법칙은 경향적 법칙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법칙은 어떻게 하여 발견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과학의 방법으로서 연역법과 귀납법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연역법(演繹法)이란 일반적. 보편적 전제로부터 출발하여, 거기에 특수한 여러 조건을 부가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발생하는가를 추론한다. 이 방법에 의하여 경제법칙을 발견하는 데는, 첫째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순한 제 요인으로 분화하고, 이 여러 요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인을 선택하고, 이것을 이상화(理想化)하여 일반적·보편적 전제를 설정한다. 다음에 이 여러 요인의 상호작용을 제약하는 제 조건을 설정, 보편적 전제를 이 제 조건 아래서 작용시키면 어떠한 결과가 얻어지는가를 추론(推論)한다.

이렇게 하여 도출된 귀결이 구체적인 현실의 경제현상에 비추어서 어떻게 검증되는가를 검토하고, 그것이 현실의 경제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경우에만, 그 귀결이 경제법칙으로서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만약 귀결이 현실의 경제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편적 전제에 오류가 있었든가 추론 과정에 오류가 있었든가의 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한번 더 처음부터 새로운 전제를 설정하든가 추론 과정을 음미하게 된다.

귀납법(歸納法)이란 개개의 구체적인 경제현상을 관찰하고 이 중에서 공통적인 것을 찾아서 경제법칙으로서 확립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쓸 경우에도, 처음은 개별적·구체적인 경제현상 중에서 그것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것을 가설로 설정하고, 그것을 현실의 구체적 현상에 적용하여 검증한다. 따라서 현실의 구체적 경제현상이 이에 의하여 충분히 설명되는 경우에만 가설이 비로소 경제법칙으로서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구체적인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없는 경우에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여 검증을 다시 해야 한다.

연역법과 귀납법은 경험과학의 기본적 방법이며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이론적으로 우선해야 한다고는 할 수 없다. 경제현상의 관찰에서 귀납법으로 경제법칙을 도출해 낼 경우에도 이미 그 어떤 이론이나 문제의식을 갖고 가설을 골라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미 어떤 연역적 사고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납과 연역은 상호 연관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