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그대와 나 사이에
모든 가리움 없어지고,
넓은 햇빛 가운데
옷으로 가리우지 아니한
발가벗은 맨몸으로
얼굴과 얼굴을 대할
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사랑」과「믿음」의 불꽃이
낡은 「말」을 사루어
그대와 나 사이에
말없이 서로 알아듣고,
채침없이 서로 붙잡고,
음욕없이 서로 껴 안을
그 때가 언제나 옵니까
오, 그대 ! 나의 靈魂[영혼]의 벗인 그대 !
우리가 그리우는 「그때」가 오면,
「우리 世紀[세기]의 아침」이 오면,
그 때는 그대와 내가
부끄러워 눈을 피하지 않을 터이지요.
두려워 몸을 움츠러뜨리지 않겠지요.
오, 그대 ! 언제나 그 때가 옵니까?
―시집 「朝鮮[조선]의 마음」,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