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그립다

그날이 그립다
散文詩
저자: 이상화

미발표 원고. 1951년 출간된 《尙火와 古月》에 게재.

내 생명(生命)의 새벽이 사라지도다
그립다, 내 생명(生命)의 새벽― 설어라 나 어릴 그때도 지나간 검은 밤들과 같이 사라지려는도다
성녀(聖女)의 피수포(被首布)처럼 드러움의 손 입으로는 감히 대이기도 부끄럽던 아가씨의 목― 젖가슴빛 같은 그때의 생명(生命)!

아 그날 그때에는 낮도 모르고 밤도 모르고 봄빛을 먹음고 움 돋던 나의 영(靈)이 저녁의 여울 우로 곤두치는 고기가 되어
술취한 물결처럼 갈모로 춤을 추고 꽃심의 냄새를 뿜는 숨결로 아무 가림도 없는 노래를 잇대어 불렀다

아 그날 그 때에는 낮도 없이 밤도 없이 행복(幸福)의 시내가 내개로 흘려서 은(銀)칠한 웃음을 만들어만 내며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고 눈물이 나와도 쓰린 줄 몰랐다
내 목숨의 모두가 봄빛이기 때문에 울든 이도 나만 보면 웃어들 주었다

아 그립다 내 생명(生命)의 새벽― 설어라 나 어릴 그 때도 지나간 검은 밤들과 같이 사라지려는도다
오늘 성경(聖經) 속의 생명수(生命水)에 아무리 조촐하게 씻은 손으로도 감히 만지기에 부끄럽던 아가씨의 목― 젖가슴빛 같은 그때의 생명(生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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