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먹은 집오리

넓다란 련못에 하—얏코 어엽븐 집오리 두 마리가 길리우고 잇섯슴니다. 두 마리가 모다 숫컷이고 모양도 쌍동이갓치 ᄯᅩᆨ갓햇슴니다.

그중에 한 머리는 불상하게 귀가 먹어서 사람의 소래를 잘 알어듯지 못하건만은 다른 놈은 귀가 몹시 밝아서 사람들이 가는 소래로 소근거리는 소래ᄭᅡ지 잘 알아 도르면서도 귀먹은 소리를 잘 보아주지 아니하고 늘 속히기만 하였슴니다.

매일 세 차례식 주인집 아해가 련못가에 나와서 ᄯᅡᆼ 우에 먹을 것을 줌니다. 그ᄯᅢ마다 귀밝은 오리가 『사람이 멕이를 줄 ᄯᅢ에 잘못 어릿어릿하다가는 잡히기 쉬우닛가 내가 먼저 가서 사람들의 소래를 들어보아서 위험하지 안커든 불늘 것이니 그ᄯᅢ에 오라』고 속히고 제가 먼저 가서 실토록 먹은 후에 겨—우 귀먹어리를 불러서 남어지를 먹게 하였슴니다.

그래도 귀먹어리 오리는 속는 줄은 모르고 대단히 친한 동무로만 밋고 날마다 씩걱지만 먹고 잇섯슴니다. 그런 줄은 모르고 주인집 아해는 잡힐 줄만 알고 잇는 귀먹어리를 『저 오리는 왼일인지 길이 들지 안는다』고 생각하고 잇섯슴니다.

하로날 저녁ᄯᅢ 주인령감이 련못가에 와서 멕이를 ᄲᅮ리면서

『이 오리는 두 마리가 다 알을 낫치 안으닛가 오날은 한 마리를 잡아 먹어야겟다』고 중얼거렸슴니다.

그 소래를 벌서 알아듯고 귀밝은 놈이 계교를 내서 귀먹어리를 보고

『여보게 오날은 잡힐 렴녀가 업스니 갓치 가세』 하엿슴니다 귀먹어리는 속는 줄은 몰으고 질겨하면서 귀밝은 놈을 ᄯᅡ라 함께 먹으러 나아 갓슴니다. 멕이를 한참 먹고 잇노라닛가 별안간에 주인이 달겨 들어서 오리를 잡으려고 하엿슴니다 그럴 줄 미리 알고 귀밝은 놈은 처음붓터 눈치만 채고 잇다가 얼는 련못 속으로 뛰여 들어 갓슴니다. 잡힌 것은 불상한 귀먹어리였슴니다 귀밝은 놈에게 속은 줄은 아지 못하고 날개를 잔뜩 붓잡힌 채로 매여 달녀서 푸덕어리면서 소래쳐 울엇슴니다 그 소래를 듯고 주인의 아해가 좃차 와서

『아버지 그 오리를 왜 잡으섯슴니가 길도 잘 드럿는대………』 하고 물엇슴니다. 아해는 오리가 늘— 먼저 나와서 멕이를 잘 먹는 오린 줄 알고 물속에 잇는 오리를 보고 늘— 나종에 나오는 오리여서 오늘도 이ᄯᅢ까지 아니 나온 줄 알앗슴니다 주인령감은 아해를 보고 『알을 아니 나닛가 잡아 먹으란다』 하닛가 아해는 『그 오리는 길도 잘 들고 귀여우니 노아 주시고 잡으시랴면 저 련못에 잇는 놈을 잡으십시요 저놈은 길도 안 들고 멕이도 나종에 나와서 먹는 놈이니요』 하였슴니다. 주인은 그럼 길 안드는 오리를 잡기로 하자고 그 잡앗던 오리 발목에 헌겁을 감어서 노아 주엇슴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이러케 길 잘든 놈은 표를 해두엇다가 잇다가 밤에 자러 드러 가거든 발목에 헌겁 업는 놈을 잡으면 된다』 하엿슴니다. 물속에서 귀밝은 놈이 발서 알아들엇슴니다. 애써 계교를 내여서 귀먹은 놈이 잡히도록 하였더니 이번에는 제가 잡히게 되엿슴으로 ᄯᅩ 계교를 내엿슴니다. 그래서 귀먹은 오리를 보고

『여보게 자네 큰일 낫네 자네 발목에 매인 헌겁이 그게 오날 밤에 잡혀 죽을 표일세 지금 얼는 푸러 버리게』 하엿슴니다.

그래도 귀먹어리는 ᄭᅩᆨ 그걸 풀면 제가 죽게 되는 줄은 모르고 『아르켜 주워서 대단히 감사하이』 하고 절을 하면서 입으로 그 헌겁을 풀어 바렸슴니다.

그러닛가 귀밝은 놈은 속으로

『올치 인제되엿다』 하고 깃버하면서 넌즈시 그 헌겁을 집어서 제 발목에 매려고 하였슴니다 그러나 아모리 매려고 애를 써도 그 입으로는 매여지지 안엇슴니다 그래서 잇저면 조홀가 하고 이리 궁리 저리 궁리 하고 잇는데 그 동안에 발서 해가 지고 밤이 들어 어두워 감니다 하는 수 업시 귀밝은 놈은 또다른 ᄭᅬ를 내여 귀먹은 오리를 잡히게 하랴고

『여보게 오날은 자네가 먼저 들어가 자게 나는 사람들이 무슨 의론을 하는지 듯고 와 자겟네………』 하엿슴니다 귀먹어리는 안심하고 자러 드러갓슴니다 그것을 보고 귀밝은 놈은

『올치 인제 저놈만 잡히게 되엿다』 생각하고 질거워하면서 저는 련못가 으슥한 곳에 가서 숨어 안저서 귀먹리 잡혀가기를 기다리고 잇섯슴니다.

그 밤에 련못가에서 ᄭᅵ룩ᄭᅵ룩하고 괴롭게 오리가 우는 소래가 나는고로 주인과 그 아해가 ᄯᅱ여가 보닛가 오리 한 머리가 집에 드러가지도 안코 련못가에서 피투성이가 되야 죽어 잡바저 잇슴니다.

『에에 족접이에게 물녀 죽엇고나……… 그러나 맛침 발에 헌겁 업는 길 안든 오리였다』 하고 주인이 말하닛가 아해가 오리 집을 드러다 보고 나서

『아버지 이 오리에도 헌겁이 업슴니다』 하였슴니다 귀밝은 놈이 여러 번 귀먹어리를 죽게 하엿스나 결국 제가 죽은 것이였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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