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대에 십분보답 못해 유감
금번 퇴임한 정인보씨는 다음과 같은 퇴임소감담을 발표하였다.
나는 벌써 물러갈 것이었으나 구구한 공직의 일념으로 조금이라도 나라에 바쳐볼까 하여 여러가지 파랑을 무릅쓰고 거의 일년을 지내왔으나 연애(涓埃)의 효(効)가 없었음이 부끄러웁고 몸은 점점 쇠약한데다가 정(貞)고된 □질이 더하니 지금에는 스사로 면강(勉强)할 길이 없다. 재직중 대통령께 이 뇌(惱)한 바 많음이 황송하며 총리이하정부제료(總理以下政府諸僚)에게 또한 종종 미안(未安)을 끼쳤었음을 사례한다. 국민제위의 기대는 크고 이 몸의 재능은 없어 만분의 일을 보답하지 못하였음은 무에라 말씀할 바 없거니와 그동안 각지방을 한번이라도 역방하여 질약(疾若)을 묻고 □막을 살피지 못한 것이 참으로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