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벌레

숲속에 홀로 누워 내 보았다 유심히도
치(寸[촌]) 올라 자(尺[척]) 나리되 쉬지 않는 자
벌레를
나무야 오르든 마든 그 뜻 못내 부러라.

딱정벌레

노란 등 깜은 斑點 迷彩[반점 미채]일시 분명하다
꽂빛과 잎그늘에 아롱아롱 섞일러니
재바른 새 눈에 띄어 온데 간데 없더라.

반 딧 불

칠같이 검은 밤에 켰다 껐다 작은 燈[등]불
풀잎에 걸리일까 妖精[요정]의 길 밝힘인가
그 불빛 따라만 가면 시름 뇔가 하노라.

말똥구리

여름날 村[촌]길 우에 그악쟁이 말똥구리
잠신들 제 일 쉬움 어느 뉘 보았는다
이름이 점잖지 않다 낮보지는 못하리.

불 나 비

어둠에 쫓긴 나비 불빛 찾어 날아들어
깃만을 태우던가 몸마저 사루우네
어두면 어두운대로 살아보면 어떠리.

오줌쌔기

머리는 적은 것이 허리춤은 기단 것이
제 무엇 믿기관대 앞발 세고 일어선다
바퀴야 저의 威嚴[위엄]쯤 안 적이나 있으랴

베 짱 이

풀빛 베짱이 풀잎에 매달리어
찌르르 울을제에 난데없는 涼味[양미] 돈다
처마 끝 발 들이니 시원 더욱 하고나

門閣民[문각씨]

누구의 죽은 넋이 門閣民[문각씨]로 태어나서
秋夜長[추야장] 긴 긴 밤에 남의 心思[심사] 흔드는다
밤중만 도드락 소래에 잠 못이뤄 하노라

소금쟁이

물우에 성큼성큼 長脚 濶步[장각 활보] 소금쟁이
진종일 물에 살되 물 한방울 적실소냐
어즈버 渡世[도세]하는 법 네게 밸가 하노라.

개 고 리

혼자냥 池塘[지당]가를 低頭 沈思[저두 침사] 거닐러니
무삼것 뛰어들어 鏡水 無風[경수 무풍] 소래 내네
어이타 경망한 개고리 나의 꿈을 깨는다.

개고리 저 개고리 水陸 自在[수륙 자재] 부러우나
붙은 발 굽은 등에 腹背[복배] 빛갈 다른데다
솟긴 눈 이저리 굴려 믿긴 어려 하노라.
─「文章[문장]」, 194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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