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편집

나는 지금 서른 살이외다. 스물 아홉 번째 생일을 이별의 눈물로 지낸 지 가 보름이나 되었으니, 아직도 서양 나이로는 이십 구세 십 오일에 지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서양 나이로 서른 살, 곧 만 삼십이 되려면, 오히려 십 일 개월반, 삼백 오일이나 남았읍니다. 작년 한 그믐날 밤을 나는 감기르 상해 동아 여관 육층 방에서 혼자 새면서 내일부터는 서른 살이다 하여 여러 가지 새로운 결심을 하였읍니다. 공자님은 서른 살에 뜻이 섰다 하셨고, 예수께서도 서른 살에 나사렛의 목수의 집을 떠나 요단강의 갈대 밑으로 요한의 세례를 받으러 나오셨으니, 나도 서른 살부터는, 곧 내일부터는 나의 일생의 뜻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해야 하겠다……이러한 생각을 하였고, 밤 열 한 시나 지나서 목욕통의 끓는 물에 몸을 담그고 땀을 내며 때를 씻을 때에는, 원컨댄 내 몸과 맘 속에 쌓였던 모든 더러운 것과 원치 않는 것이 이 땀을 따라 때를 따라 모두 씻겨지고 새해 첫날부터는 어머니의 배로써 이 세상에 떨어질 때와 같은 깨끗한 아기가 되어 나로는 복된 생활을 하고 세상에는 기쁨을 주는 일군이 되도록 하여 주소서 하고 진정으로 빌었으며, 목욕하고 나서 방에 들어 와서 식은 차를 마시며 지난 일, 앞일을 두루 생각하다가 마침내 감격을 이기지 못하여 방바닥에 엎드려 이십 구년 동안의 모든 죄를 하나님께 뉘읓고, 새로운 깨끗함을 주소서, 할 때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읍니다. 이러다가 새벽 넉 점이나 되어 잠이 들었더니 아침 아홉시나 되어 깨어 본즉 어젯밤 땀과 눈물에 감기도 다 흘러 가고 맘까지 가뜬하여 여관 문을 나서면서,

『아아, 오늘은 나의 어른 되는 생활의 첫날이다.』

하고 부르짖었읍니다.

이리하여 어른의 새 생활을 시작하였더니, 그러한 지 달 반이 못하여 나는 지금까지에 지어 오던 모든 사업과, 가져 오던 모든 친구와, 하려고 하던 모든 흉중의 계획을 온통 버리지 아니치 못할 일이 생겼읍니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상해를 떠나 일생에 다시 밟지 못하리라 하였던 사랑하는 고국의 서울 종로 남산 남편 기슭 조그마한 초당에 약 일 년간 숨은 몸이 되어 그야말로 새로, 새로 모든 것을 다 새로 시작하지 아니치 못할 몸이 되었읍니다.

이런 까닭으로 나는 두어 달 전 한 그믐날 작정을 취소하고 서양 날을 표준으로 하여 명년 이월 이십 이일에서부터 서른 살이 되기로 하고 지금은 상학 전 시간과 같이 서른 살 전의 휴가로 삼아 모든 친구며 세상의 모든 일과 관계를 끊고 혹은 멧기슭 강가로 돌아 다니며 자연의 어머니의 이야기와 노래도 듣고 혹은, 고요한 방 속에 혼자 앉아 눈을 감고, 지난 일 오는 일이며 우주와 인생에 대한 묵상도 하고, 혹은 책을 보며 운동도 하여 일생에 쉴 틈을 얻지 못하여 피곤하고 여윈 몸과 맘의 건강도 회복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둘」(사랑하는 아내와 나와)이 살아갈 앞날의 모든 계획도 세우고……일언이폐지하면 오는 이백 오십일의 휴가 중에 나의 일생의 모든 준비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나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힘을 내리셔서 이 모든 어린 계획이 실현되게 하실 줄을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숨은 생활, 퍽 세상의 의혹과, 오해와, 비난을 받을 이 생활을 더할 수 없이 행복되게 여깁니다. 왜요? 이 생활은 그가 지어 준 것이니까요, 그가 손수 지은 옷을 입고, 손수 꾸민 이불을 덮고, 그의 온 생명을 다 바치는 뜨겁고도 깨끗한 사랑 속에 푹 싸여서(비록 서로 떠나 있지마는) 희망이 가득한 새 생활의 계획을 짓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 「휴가」에 위에 말한 모든 것 외에 꼭 한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것은 곧 이 글을 씀이외다. 내가 어른으로의 새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꼭 이 일 하나는 하여야 할 것인데, 크게 하는 일 없이 항상 바쁘던 몸이 마침 이 기회를 얻었으니 이는 나의 이 큰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읍니다. 게다가 그가,

『꼭 이번에 무엇을 하다 쓰셔요. 평론은 남의 시비를 듣기 쉬운 것이니, 아직 쓰지 말고 소설을 하나 쓰셔요.』하고 이번에는 힘을 들여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라 하며, 평생 한적한 기회를 찾았으니 이만한 기회에 좋은 작품을 만들지 못하면 네 힘을 알 것이라 하여 책려함이 심히 엄합니다. 그러고 나의 지배인 되는 그의 말씀에, 제 일을 쓰는 것은 동정을 잃기 쉬우니, 그것은 늙은 뒤에 쓰기로 하고, 지금은 저를 재료로 아니하는 것이 좋다고까지 하여 나의 이번 기회의 쓸 글의 범위는 퍽 제한이 되었읍니다. 곧 소설을 쓸 것, 그리하되 내 생활을 재료로 삼지 말 것, 이것이 그의 제한입니다. 그러면 나는 어찌하면 이 두 가지 요구― 내가 어른 생활에 들어 가기 전에 꼭 하여야 할 것과 나의 지배인의 요구와 ― 를 좋아할까.

이것을 알려면 먼저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말씀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격언 그대로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왔읍니다. 부모도, 형제도, 재산도 없는 몸이 열 한 살에 광야에 길 잃은 어린 양 모양으로 세상에 내어 던짐이 됨으로부터 , 이십년 동안에 꼭 세상 여러 사람의 애정과 은혜 속에 지금까지 살아 왔읍니다. 내게 있는 것이 없으매, 내가 남에게 준 것은 하나도 없이 이십년을 하루같이 남에게 받아만 왔읍니다. 나의 잔뼈, 굵은 뼈, 살 한 점, 피 한 방울, 머리터럭끝까지 모두 여러 고마운 이들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이렇게 태산 같은 은혜를 생각할 때에 내 뼈가 자릿자릿합니다. 친부모나 형제나 같으면 잘났거나 못났거나 혈속의 정으로 나를 먹이기도, 입히기도 귀애하기도 하려니와, 부모도 형제도 다 타지 못한 나를 무엇이기에 생면부지하는 여러분들이 이처럼 먹여주시고, 입혀 주시고, 공부 시켜 주시고, 담배 사주시고, 어디 간다면 차비와 선비 주시고, 오면 반가이 맞아 주시고, 떠날 때에는 눈물로 작별하여 주셔서 오늘날까지 살아 오게 하십니까. 아아 생각수록 감격의 눈물이 흐를 뿐입니다.

그렇거늘 어리석고 맘이 약하게 생겨 난 나는 항상 나를 사랑하여 주시던 여러 은인에게 실망의 슬픔을 드렸읍니다. 꼭 일년 이상을 한 곳에 자리 잡지 못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받던 은혜와 사랑을 중도에 저버린 일이 많읍니다. 그이들이 그때마다 얼마나 나를 위해 가슴을 아프셨으며, 지금인들 얼마나 나를 「은혜 모르는 괘씸한 놈」,「아무 일도 하지 못할 놈」이라고 원망하시리까. 과연 나는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일이 없읍니다. 학교에 교사가 되었으나 교육가도 되지 못하고, 대학교에 공부를 보내 주신 은인이 있었으나 그것도 마치지 못하고, 독립 운동에 참예하였으나 그것도 중도에 버려 버리고, 글을 지어 보았으나 문사도 되지 못하고 삼십 평생에 일생에 먹지 살만한 재산은커녕, 의식을 얻을 만한 아무 기능조차 가지지 못하였으니 이런 못난이가 어디 있읍니까. 아아 여러 은인의 은혜와 사랑이 헛된 데로 돌아 갔읍니다.

그러나 은인 여러분! 과히 낙망은 맙시오! 나는 이제 스물 아홉 살이요, 또 보름입니다. 인생이 오십이라도 아직 이십년이 있고, 요행 칠십을 사는 틈에 끼인다면 사십년이나 있읍니다. 나의 앞길이 결코 짧은 것이 아니요, 겸하여 내 주먹에 힘이 넘치니 가슴에 정성이 끓으니 반드시 무슨 일을 한 가지 이루어 언제 한번 은인 여러분께서 노염을 푸신, 웃는 얼굴로 내 손목을 잡으시고,

『아, 너도 버릴 놈은 아니었고나.』

하실 날이 있을 줄을 확신합니다.

그러나 나는 결코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을 잊고 되는 대로 못되게 살던 것 이 지금 와서 번연히 지낸 허물을 깨닫고, 이런 기특한 결심을 한 것이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러 은인의 은혜는 참 감사하다.〉〈아무리 하여서라도 이 은혜를 갚아야 하겠다.〉 하는 생각은 일각도 나를 떠날 적이 없었읍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내 생활이 안정한 자리를 잡고, 즐겁고 일생의 의무인 나의 사업에 착수 할 최후의 준비가 완성되었다 함이외다. 그것은 나의 사랑의 완성이외다.

이제 와서는 내게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읍니다. 나는 태산반석과 같은 기초 위에 세운 집이 되었고, 기름과 젖이 흐르는 봄철의 풀판에 놓인 송아지가 되었읍니다. 그의 말씀과 같이 이러한 생활에 일생의 큰일을 못 이루면 언제 이루겠읍니까. 그러므로 이제 이백 오십일 후부터는 튼튼하고, 부지런하고 즐거운 일군이 되리라고 확신하는 배 올씨다.

이때를 당하여 나를 오늘까지 살려 주고 사랑해 주시던 여러 은인께 꼭 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싶으기보다 아니하지 못할 의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태산 같은 그 은혜는 「고맙습니다.」 한 마디 말로 갚을 것이 아니지마는 나의 아쉬운 맘에,

『은인이여, 나는 당신의 은혜를 압니다. 그 은혜의 만일이라도 보답해 볼 양으로 이로부터 있는 힘을 다해서 일하겠읍니다.』

하는 말씀만이라도 드려야 내 맘이 편안하겠읍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여러 은인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여쭙는 것이 장차 쓰려는 여러 편지의 첫 목적이요, 또 하나, 내가 근본 죄악의 관영한 놈이어서 지난 이십 구년 십 오일 동안에 여러분에게 죄를 지어 그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이 많이 있으니 이것도 평생에 잊지 못하는 가슴의 아픔이외다. 죽은 뒤에 영혼이 심판을 받는다 하면 그때에 내가 상당한 벌을 받으려니와 차마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으니, 위선 그 여러분께 피눈물로써 사죄하는 말씀이라도 들어 두어야 하겠읍니다. 그 어른들이 내 사죄의 편지를 받고 용서의 회답을 주실는지는 알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지마는, 나는 내 도리로 애원하는 한 말씀이라도 아니 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부터의 나의 생활은 실로 「감사와 사죄」의 생활일 것이외다. 내 무슨 일을 한다 하면 그것도 감사와 사죄를 위함이요, 내 기쁘게 노래를 부르거나 슬프게 눈물을 흘린다 하면 그것도 감사와 사죄를 위함일 것이외다.

나는 내 몸이 무덤 속에 들어 가는 날까지, 들어 가는 때까지 오직 내가 지금까지 세상에서 받은 은혜를 감사하고, 지은 죄를 뉘우칠지니, 원컨댄 하나님이 내게 긴 목숨을 주사 감사와 뉘우침에 부족함이 없게 하소서, 하고 빌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나 세상의 내게 대한 최후의 판단은 나의 관 뚜껑을 덮는 순간에 할 것이려니와, 내게 높은 은혜를 주신 여러분과, 내 죄로 인하여 가슴을 아피시는 여러분에게 위선 죄인된 나의 충정과 결심을 말씀 드리고자 이 붓을 든 것입니다.

그는 내게 소설을 짓기와, 지으되 저를 재료로 하지 아니할 것을 부탁하셨지마는, 지금 내가 쓰는 것은 결코 소설이 아니인데 일은 내일이외다. 그러나 용서할 수 없는 나의 모든 허물을 다 용서해 주신 그는 이번 간절한 부탁을 어긴 허물까지도 한번 더 용서해 주실 줄을 믿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여, 내가 이러게 감사와 사죄의 생활을 짓도록 몸과 맘을 인도해 준 은인은 그입니다 ― 내 생명으로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위선 이 글을 쓸 기쁨과 기회를 만들어 준 이도 그입니다. 내게서 세상을 원망하게 사람을 저주하는 그릇된 생각과, 뜻대로 아니 되는 여러 가지 고통에 자포 자기의 멸망에 들어 가는 위험을 떨어 준 이도 그입니다. 지금 이것을 생각 하는 머리와 쓰는 손과, 그것들을 다 포함하는 나의 몸과 맘이 온통 그가 피로써 산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애인 간에 흔히 교환되는 과장적 언사가 아니요, 내게 있어서는 글자마다, 글귀마다 그대로 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의 부탁을 무시한 것을 참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생각지 아니합니다. 이것도 다 그의 일이니까요.

인제 차례차례 여러 은인께 편지를 쓰려 할 때에 나의 눈앞에는 여러분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중에는 벌써 돌아가신 이도 계시고, 지금도 살아 계신 이, 전에는 나를 사랑하시다가 지금은 미워하시는 이,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사랑하시는 이, 나 때문에 가슴에 아픔을 품고 피눈물을 흘리시는 이, 내가 친히 아는 이도 있지마는 한번 대면도 못해 본 이, 노상에 잠깐 만나 이름도 얼굴도 다 잊어 버린이, 그 밖에도 내가 외로운 길을 갈 때에 웃음으로 맞아 주던 이름 없는 꽃들과, 울음으로 보내 주던 이름 없는 새들…… 수 없는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아 조그마한 나 한 몸이 이 세상에서 삼십년을 살아 오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입이 내 이름을 불렀고, 얼마나 많은 가슴이 나를 생각하였고, 얼마나 많은 눈물이 나로 말미암아 흘렀는고.

이제부터 내 일생에 몇 사람이나 도와 드릴 수가 있을꼬, 몇 사람의 눈물이나 씻어 주며, 몇 사람의 아픔이나 만져 드릴 수가 있을꼬. 아아 하나님이시여, 나를 버리시지 마옵소서.

하나님전 상사리 편집

내가 감사할은 인 중에 첫분도 당신일 것이요, 사죄할 가슴 아파하실 이중에 첫분도 당신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의 첫 편지를 당신께 드리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혹 말하리다 ― 하나님께 말씀을 드리겠거든 은밀한 방에서 종용한 기도나 울릴 것이지 편지가 무슨 편지냐, 편지를 쓰면 누가 보겠느냐고. 하나님이시여, 이것은 모르는 자들의 말이외다. 사람들과 기타 당신이 만들고, 사랑하시는 만물을 제하고 어느 곳에 당신이 계시겠읍니까. 모든 사람의 몸은 당신의 몸이요, 그 맘은 당신의 맘이며, 수풀 속에 지저귀는 새의 소리가 당신의 음성이며, 들에 피는 꽃의 웃음이 당신의 웃음이 아니오니까. 시내에 조리 졸졸 흐르는 물에도 당신이 계시고, 바다의 출렁출렁하는 물결에도 당신이 계시며, 하늘에 반짝이는 수없는 별과 땅에 구르는 수없는 모래, 어느 것이 당신의 몸이 아니며 맘이 아니리이까. 늙은 솔나무를 스쳐 가는 바람결, 그 바람결을 맞아 우수수하고 부르는 솔나무의 노래, 이것이 다 당신이시니 나의 쓰는 이 편지를 어느 곳에 있는 어떤 소자 하나 이 읽더라도 그것이 곧 당신께서 보시는 것이요, 내가 이 편지를 쓰고 앉았 는 조그마한 방의 문 틈으로 새어 들어 오는 이른 봄의 바람결이 보더라도 곧 당신이 보시는 것입니다. 아마 당신께서는 혹은 백수를 휘날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셔서 이 편지를 보시리다. 혹은 나와 같은 젊고 근심 많은 청년 남녀의 몸이 되셔서 이것을 보시리다. 혹은 책보퉁이 끼고 시험 치를 걱정하는 어린 아기들이 되셔서 이 편지를 보시리다. 그래서 혹은 나를 불쌍히 여기시는 눈물로, 혹은 귀엽게 여기시는 입맞춤으로 혹은 어리석게 여기시는 비웃음으로, 또 혹은 엄정하신 심판자의 태도로도 보시리다. 이렇게 당신은 내가 정성으로 드리는 편지를 결코 이따가 한가하거든 보자, 하고 어느 서랍에 꾸겨 틀어 박거나, 미운 사람의 수다 늘어놓은 편지 모양으로 처음 보고 끝 보고 박박 찢어 쓰레기통에 집어 넣으시기나 아니하시고 반드시 자자귀귀 보고 또 보시고, 외고 또 외셔서 불쌍한 어린 나의 간곡한 정 담에 동정의 눈물을 흘리시고야 말 줄 믿습니다.

당신은 나를 내셨읍니다. 나 하나를 내시기 위하여 당신께서 들이신품과 힘은 과연 막대합니다. 당신은 수천만년의 세월을 두고 한 시각도 쉬실 틈이 없이 내가 있을 곳과, 쓸 것과, 가지고 놀 장난감과, 보고 좋아할 모든 구경거리까지 만들어 놓으시고, 여러 백억의 사람을 내어 여러 백만년 동안을 두고 나의 걸어 다닐 길과, 타고 다닐 수레와, 배와, 볼 책과, 들을 이야기와, 생각할 모든 생각까지 다 준비해 놓으시고, 또 나의 동무가 되고, 내 이야기와 노래를 듣고, 나의 가슴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도 주고, 나를 그의 품에 안아 주는 사랑할 이도 다 준비하여 놓고 그리고 나를 내셨읍니다.

내가 디디고 일어설 땅만 해도 고마울 텐데 그 땅을 여러 가지 산과 바다와 풀과 나무와 가지각색의 형상과 빛과 향기를 발하는 사철의 모든 꽃과 모든 새와 모든 짐승과 모든 벌레와 모든 들로 꾸며 주시고, 게다가 먹어서 피가 되고 뼈가 되고 살이 될 모든 곡식이며, 보기 좋고 맛 좋고 냄새 좋고 속 시원한 능금, 배, 복숭아, 바나나, 파인애플 같은 가지각색의 과일까지 심어 주셨읍니다. 낮의 빛으로 해며, 밤의 빛으로 달,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푸른 하늘과 거기 간격 맞게 달아 놓은 가지각색 별들, 바람·구름·안개·무지개·새벽 빛, 저녁놀, 가끔가다 찬란한 번개와 뒤를 대어 일어나는 우렁찬 우뢰 소리…… 아아 이 모든 재미있는 장난감까지 내 방에 다 마련해 놓으시고,

『인제는 나와 놀아라.』

하고 나를 불러 내셨읍니다. 나는 마치 만승의 황자 모양으로 당신이 차려 놓으신 대궐에 쑥 나섰읍니다. 천지에 가뜩찬 모든 것이 다 내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위하여 여러 천만년 두고 애써 만들어 놓으신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 내 것입니다. 나는 이 속에 앉아서 아침에는 아침 노래, 저녁에는 저녁 노래, 밤에는 밤 노래로 당신의 은혜를 찬양하고 나의 행복을 읊조리면 그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뜻을 깨닫지 못하고 나의 신분도 깨닫지 못하였읍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돈 한 푼 없는 몸이 동서로 표류하여 가난의 고초를 받을 때 돌아갈 부모의 품도, 애인의 품도 없어, 혹은 시베리아 눈 쌓인 광야에, 혹은 일본의 비 뿌리는 풀판에, 혹은 고국의 무너지는 성의 비낀 볕에, 또 혹은 강남의 흐린 물가에 고독의 추움을 당할 때 나는 얼마나 나의 생명을 저주하였던가요. 신실로 나는 내가난 날을 저주하였고, 나를 먹여 기른 젖과 풀과 나무의 열매를 저주하였으며,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한 모든 힘을 저주하였읍니다. 천지의 만물이 모두 나의 미움과 원망과 저주의 대상이었읍니다. 모든 인류는 물론이요, 하늘에 별이나 들에 꽃들까지도 마치 죄인을 심문하는 심문실의 각종 형구와 같아서 눈에 보일 때에 신물이 돌고, 몸에 닿을 때에 뼈가 우그러지는 듯이 진저리를 쳤읍니다. 나는 무슨 큰 벌을 받기 위하여서 이 세상이라는 지옥 문으로 발길로 채어 넣인 죄인 인 줄 알았읍니다. 나의 목은 항상 마르되 마실 물이 없었고, 나의 몸은 항 상 추우되 가리울 옷이나 불도 없었읍니다. 어디를 보든지 시커먼 무쇠로 돌라 붙인 벽에 빛 한 줄기나 들어 올까. 마귀의 비웃는 입김 같은 차디찬 바람이 이따금 소름 끼치는 나의 몸을 스쳐지나갈 뿐이었읍니다.

혹 내 앞에 시원하고 따뜻한 물 한 그릇이 놓입니다. 목마른 내가 미친 듯이 손을 내밀어 그 물그릇을 잡아들이 마시려면 어느덧 그것은 구더기 끓고 냄새 나는 썩은 물로 변합니다. 내가 한 모금을 마시고 구역이 나서 애쓸 때에 철창 밖에서는 심술궃은 마귀의 코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던 맛나는 밥도 내 입이 닿으면 차디찬 모래로 변합니다.

향기 나고 아름답던 꽃도 내 눈이 가면 식은 재가 되고 맙니다. 저주받은 나의 손과 발과 눈과 입은, 마치 요술장이의 지팡이와 같이 가는 곳마다, 닥치는 물건마다 나를 괴롭게 하는 형구를 만들고야 맙니다.

나는 울었읍니다. 울어도 쓸데 없고, 나는 성을 내어 주먹으로 땅바닥을 두드리고, 목이 터지도록 아우성을 하여 소리를 질렀읍니다. 그래도 쓸데 없고, 나는 살려 주시오, 다만 하루라도 좋으니 기쁨을 보고 죽게 하여 주시오 하고 애원 발광도 하여 보았읍니다. 그래도 쓸데없어서 내가 몇 번이 나 차라리 이 원수의 목숨을 끊어버려 괴로움의 날을 하루라도 속히 줄이려고 하였던지 아십니까, 그러나 당신이 내 생명을 보전하기 위하여 넣어 주신 내 성격의 약점은 그것조차 허하지를 아니하였읍니다. 그래서 병든 거지 모양으로 발 붙일 곳이 없는 죄인 모양으로 동으로, 서로, 바다로, 뭍으로, 방향 없이 헤매고 있었읍니다. 영원한 저주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러다가 당신의 구원의 소리가 두 사람을 통하여 내 귀에 들렸읍니다. 하나는 T 선생이요, 또 하나는 당신의 대표로 일생에 나를 안아 보호할 아내입니다.

천애 만리에 뜻도 아니하였던 T 선생은 뜻도 아니하였던 때, 뜻도 아니하였던 곳에서 나를 만났읍니다. 그러나 뭉매한 나는 그가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알았을 리가 없읍니다. 내가 그를 처음 대할 때에는 다만 인생의 큰길에 가다가 다 만나는 수없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밖에 생각지를 못하였 읍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지내어 반년의 세월이 가매, 비로소 나는 그가 내게 큰 관계가 있는 사람인 줄을 깨달았읍니다. 그의 말과 그의 행위, 그 의 내게 주는 깊은 사랑은 쌓이고 쌓이어 마침내 나로 하여금 오래 잃어 버 리고 잊어 버렸던 인생의 길을 찾아 볼 맘이 나게 하였읍니다. 그 길이란 무엇이냐.

『너를 버려서 네 동포에게 주어라.』

함과,

『네 몸을 깨끗이 하여 동포를 위하는 제물이 되어라.』

함 이외다. 그가 내게 꼭 이대로 말을 하거나 글로 써 보인 것은 아니지마는, 그가 반년 동안을 내려 두고 혹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내게 준 여러 가지 감화를 종합하여 내 말로 번역하면 이러한 결론이 된다 함이 외다.

그래서 나는 나 개인의 행복에 대한 모든 욕망을 다 끊어 버리고 칡베 장삼에 목탁을 두드리면 고애 중생의 죄를 속하는 새벽 염불로 일생을 보내는 중의 생활을 짓기로 하였읍니다. 그래서 나는 술을 끊고 생명으로 언약한 오년 동안이나 무쌍한 핍박 속에서도 그려 오던 애인조차 끊어 버리고 청춘의 모든 향락을 다 끊어 버리고 내 생명이 있는 날까지 아침부터 저녁에 안으로 내 몸을 닦고, 밖으로 청년을 돕는 자가 되리라 하고 힘썼읍니다. 이리하매 나의 몸과 맘은 일종 써늘한 안위 중에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읍니다. 그래서 지난 일 개년 동안 그런 생활을 계속하였고, 이 앞에도 죽기까지 그런 생활 속에서 지내리라고 믿었읍니다.

만일 당신께서 T 선생을 내게 보내심이 없었던들 나는 지금 어떠한 지경에 빠졌을는지 알 수 없읍니다. 혹은 이미 칼로나 육혈포로나 혹은 노끈으로 보기 흉하게 이 목숨을 끊었을는지도 알 수 없고, 설혹 살아 있다 하더라도 죄악과 죄악의 구렁에 깊이깊이 빠지고 잠겨서 영혼의 골수에까지 썩히는 구더기가 끓었을는지도 알 수 없읍니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버리시지 아니 하였읍니다. 그래서 그럴듯한 때에 당신의 믿는 사자에게 등불을 들려 어두운 벌판에 헤매는 나를 찾으러 내보내셨읍니다. 그래서 지옥문에 한 발을 들여 놓았던 나를 도로 불러 내셨읍니다. 만일 내가 또 한 발까지 그 문 안에 들여 놓았던들 전능하신 당신의 힘으로도 어떠할 수 없어서 당신의 귀애하시는 아들을 무덤에 장사하고 아버지의 피 끓는 원통한 눈물을 흘리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이 새 생활은 얼음과 같고 식은 재와 같은 것이 있읍니다. 거기는 기쁨이 없었고, 따뜻한 피의 흐름이 없었읍니다. 내가 하던 사업은 억지로 힘을 쓰는 노력이었고, 내심의 기쁨에서 누르려도 누를 수 없어서 솟아 나는 기쁨의 활동은 아니었읍니다. 그러므로 일을 할 때에 몸이 곤하고 한숨이 지며, 일을 마칠 때에 쓸쓸하고 찬 눈물이 흘렀읍니다. 마치 무슨 이유로 인생의 모든 희망을 잃어 버린 처녀가 간호부가 되어 병인을 구하거나 승이 되어 염불을 하는 것과 같았고, 밥 잘 먹고 부모의 사랑에 배불린 어린것들이 기쁨에 겨워서 흙장난을 하고 버들피리를 부는 것과 같지를 아니하였읍니다. 그래서 나의 사는 생활은 노예의 생활이요, 하는 일은 삯군의 일이었읍니다. 당신은 이 심리를 잘 아시리다. 당신이 나를 위하여 천지를 창조하는 큰 역사를 하실 때에 그것이 만일 누구의 삯이나 명령을 받아 피할 수 없어 한 일이라 하면 얼마나 고통이 되셨겠읍니까. 여러 천만년을 두고 여러 천만의 세계를 만드실 때에 당신은 힘드는 줄도 모르고 싫증도 아니 나고 하시게 된 것은 당신에게 기쁨이 있었읍니다. 그래서 당신은 건강한 사람이 좋은 경치 속에서 새벽 산보를 할 때와 같은 기분으로 나오는 대로 노래를 불러 가면서 이 큰 역사를 하신 것입니다. 창조의 계획을 세우실 때에 생각하시는 기쁨이 있었고, 일을 하실 때에 하시는 기쁨이 있었고, 일이 이루어진 뒤에 성공의 기쁨이 있었고, 성공의 뒤에는 그것들을 돌려 놓고 구경하시는 기쁨이 있읍니다. 그러고 이 속에서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이 기뻐하리라하는 무한한 기쁨이 있읍니다.

그러하거늘 내가 하려던 일에는 의무라는 무거운 감각 외에 기쁨이 없었읍니다. 당신이 내게 보내신 사자 T 선생은 나를 옥 속에서 건져 내었읍니다.

그러나 옥문을 나서 보니 사면이 다 모닥불 같은 볕에 타는 사막이요, 그 가운데 한줄기 사람의 발자취가 있읍니다. 나는 무거운 다리를 끌고 해가지도록 이 길을 간 것이라 합니다. 땀은 흐릅니다. 목은 마릅니다. 다리는 아픕니다. 길가에 나보다 앞서 가던 자들의 지쳐 넘어진 시체와 해골이 널렸읍니다. 나는 그네의 지고 가던 짐까지 주섬주섬 주워지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갑니다.

그러나 이것은 당신의 약속한 땅은 아닙니다. 당신은 나를 죄악의 옥에서 끌어 내어 약속한 복지로 인도하는 누차에 이 사막을 지나게 하신 것입니 다. 애급으로서 나오는 이스라엘 족속이 가나안 복지에 들기 위하여 사십년의 광야를 건너지 아니치 못한 것과 같이. 그러나 나의 광야 길은 사십년이 아니요, 겨우 일년이고 만 것을 감사합니다. 이것은 진실로 당신의 특별한 은총입니다.

두 주먹으로 이마에서 흐르는 끓는 땀을 씻어 가면서 허덕허덕 사막의 불 같은 모래에 피곤한 다리를 끌 때에 당신의 둘째 사자가 뜻하지 아니한 때, 뜻하지 아니한 방향으로서 나타났읍니다. 그는 하늘에 나는 솔개가 땅에서 몽당구리하는 병아리를 채어 오르는 모양으로 땀과 먼지에 싸인 나를 품어 두 날개 소리도 가볍게 바람 헤쳐, 구름 헤쳐 나를 어떤 산 마루터기에 옮겨다 놓았읍니다.

이것이 시온산입니다. 내가 당신의 궁궐에서 어떤 얼굴 검고 눈 큰 도적놈에게 업혀도 망하는 날 새벽에 넘어 온 시온산이 분명합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지마는 다시 보니 생각이 납니다. 아아 오래 떠났던 아버지의 집에 다시 돌아 왔구나 하는 기쁨에 나는 소리를 쳤읍니다. 춤을 추었읍니다.

나를 이곳으로 데려 온 당신의 사자는 웃으며 나의 손을 잡읍니다. 이것이 누구오니까. 오년 전에 허둥지둥 헤매던 길가에서 만나 그의 눈물도 나의 병든 몸을 씻고 피로 나의 마른 목을 축여 주던 그입니다그려 그입니다그려 아아 당신의 경륜은 ― 크십니다. 오묘하십니다. 이 하루가 있기 위하여 오 년 전부터 그를 내게 소개하셨고, 이십 오년 전에 그를 이 세상에 내셨고, 그를 나게 하기 위하여 여러 천대 여러 만의 남자와 여자를 내시고, 그네가 먹고 입고 살 것은 다 준비하셨읍니다. 과연 이는 당신 창세하는 계획을 세우시는 날에 이미 세우신 것입니다.

지금 와서 보건댄, 표랑의 이십 구년 생활에 당신의 사랑의 눈과 손이 일찍 나를 떠난 적이 없었읍니다. 열 한 살까지 나를 길러 주신 불쌍한 나의 부모도 당신의 사자요, 혹은 서울에, 혹은 일본에 나의 공부할 학비를 대어 주신 여러분도 당신의 사자요, 내가 압록강에 빠져 죽게 되었을 때에 나를 건져 준, 말도 모르는 어떤 청인도 당신의 사자요, 내가 아파할 때에 곁에서 밤을 새워 준 여러 친구들, 내가 괴로와할 때에 위로의 말을 주던 여러 사람들, 이가 끓는 내 머리를 빗겨 주고 발가락 나오는 버선 구멍을 막아 주던, 성명도 알 수 없는 어떤 할머니, 먼 길에 피곤한 나를 위하여 목욕물을 끓여 주던 여관의 하인들,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 때에 차를 끌어 주는 운전수나 인력거군……이런 이들이 다 당신의 나를 위하여 보내신 사자이던 것을 내가 알았읍니다. 아아 내 몸과 영혼이 이십 구년을 지내 오는 동안에 먹고, 입고, 쓰고, 다니고, 배우고 한 것이 모두 당신이 친히 보내신 몇 천 몇 만 사자의 힘인 줄을 깨달았읍니다. 과연 어디를 가든지 나의 밟을 흙이 있고, 먹을 밥, 입을 옷, 잘 자리, 동무할 친구, 사랑할 사람, 빛을 주는 해와 달과, 나를 위로하는 꽃과 새가 있었읍니다. 이것이 모두 당신이 나를 위하여 준비한 것이었읍니다. 사랑과 힘이 넉넉한 아버지가 그 아들을 먼 나라로 보낼 때에 마치 미리 그곳의 친구에게 소개의 편지를 보내 두고, 그곳의 여관에 방을 잡아 두며, 그곳의 은행에 환전을 부쳐 두는 것과 같이, 내가 가는 앞길마다 나의 쓸 것을 미리 준비하여 두셨읍니다. 그러고 아버지가 그 어린 아들을 산이나 들이나 맘대로 장난하러 나돌아 다니기를 허하다가 날이 저물어도 안돌아 올 때에 등불과 지팡이를 들려 찾을 자를 보내는 것과 같이, 당신은 장난에 미쳐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어 버린 나를 찾으라고 먼저 T를 보내시고 이어서 Y를 보내신 것입니다.

『인제는 그만큼 장난하고 들어와 네 할 일을 하여라.』

하는 것이 당신이 T의 편에 부쳐 보내신 말씀이요,

『인제는 네 있을 방도 다 차려 놓고, 네 일생의 동무가 될 신부의 단장도 다 되었으며, 이미 동방에 촛불이 켜졌으니 들어 오너라.』

한 것이 당신이 둘째 사자의 편에 부쳐 보내신 말씀입니다.

이리하여 나의 몸에서 청승스러운 칡베 장삼을 벗기시고 서리 맞은 낙엽에 묻힌 산골짜기 암자에서 나를 이끌어 버들 가지에 꾀꼬리 울고 물에 고기 뛰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내어 오셨읍니다. 아아 나는 인제 중이 아니외다. 중이 아니요, 나는 임금의 아들입니다.

간다 간다 나돌아간다,
아버지의 집으로 나돌아간다.
먹물 든 장삼을 벗고 수놓은 금포를 입어라.
해묵은 목탁이 네 손에 당하랴,
아침에 핀 월계화를 들고,
창조의 송가를 높이 부르면서,
아버지의 집으로 나 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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