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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한 가락(飴 한 가락)」이 「엳 한 가락 = 여탄가락」으로, 「그런 짓 하지말라」가 「그런 짇 하지마라」로, 發音된다 하야, 다른 경우에는 모두, 「옷이, 옷에, 옷으로, 옷을」 「빗이, 빗이로,……」「엿이, 엿을……」「짓이, 짓을, 짓으로, ……」로 쓰면서, 이 경우에만 「옫, 빋, 엳, 짇」으로 쓰겠습니까?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못한다=몯한다」로 發音된 대서 「못」을 「몯」으로는 써서 안될 것입니다. 다만 「못」의 「ㅅ」이 「ㄷ」으로 發音되는 音理的 理由는 이러합니다。 「ㅅ」은 혀끝갈이소리요, 「ㄷ」은 혀끝헤치소린데, 같은 자리에서 「ㅅ」은 혀끝을 웃니몸에 살짝 닿이고 내쉬는 숨으로 그 사이를 갈아서(磨擦하야) 내고, 「ㄷ」은 혀끝을 또한 웃니몸에 아주 닿이어 막고 내쉬는 숨으로 그 것을 헤쳐서 내는 소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ㅅ」과 「ㄷ」의 發音의 差異는 단지 혀끝을 웃니몸에 아주 닿이고 아주 안 닿임이 잇을뿐입니다。 그런데, 「ㅅ」이 모든 닿소리 (但, 輕喉音은 빼고)와 만날 때에는, 그 만나는 다른 닿소리의 發音을 爲하야서의 準備的 聯鎖作用으로, 웃니몸에 살짝 닿았든 혀끝이 아주 닿아버리게 되어서, 제절로 「ㄷ」의 發音法을 襲踏케 됩니다。 그래서, 「ㅅ」이 「ㄷ」으로 變發케 되는 것입니다。 「하얏다」가 「하얃다」로, 「솟구고」가 「솓구고」로 됨도 마찬가지 理致입니다。

그 다음에, 만일

「못온다」가 「몯온다」로,

「못외운다」 가 「몯외운다」로,

「못아라맛친다.」가 「몯알아맞힌다」로 發音된다 하야, 「못」을 「몯」으로 表記해야 옳다면,

「옷안(衣內)」이 「옫안」으로,

「홋옷(單衣)」이 「혿옷」으로,

「빗아니가지고 (不持櫛而)」가 「빋아니가지고」로,

「잣알(栢粒)」 「잗알」로 된다 하야,

「옷, 홋, 빗, 잣」들도 「옫, 혿, 빋, 잗」들로 쓰겠습니까?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

「옷, 홋, 빗, 잣」들은 「이, 에, 을, 으로」들과 같은 토씨(吐詞)를 만날 때에는 그 닿소리 「ㅅ」의 音이 다 제대로 나지만, 「안, 옷, 아니, 알」들과 같은 意味를 가진 實詞를 만날 때에는, 그 實詞들의 音價를 保存키 爲하야, 곧 「ㅅ」의 소리가 그 아레엣 實詞의 音價에 큰 影響을 끼치지 않게하기 爲하야, 어디까지나 「ㅅ」의 音價를 낚구려 듭니다。 그러하는 결에 「ㅅ」을 내기 為하야, 準備하고 잇든 혀끝이 곧 웃니몸에 살짝 닿엿든 혀끝이 어느 틈에 아주 올라붙어서, 「ㄷ」의 소리로 變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實詞들의 音價 保存시키지 않고, 「ㅅ」의 音을 完全히 낸다면,

「옷안」은 「오산」으로,

「홋옷」은, 「호솟」으로,

「빗 아니가지고」, 「비사니가지고」로,

「홋옷안(單衣內)」은 「호소산」으로,

「잣알」은 「자살」로 發音되어, 到底히 그 實詞들의 뜻을 알아들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ㅅ」뿐만 아니라 「ㅈ, ㅊ,ㅌ 」들도 그러하니, 보기를 들면,

「젖 안먹고」를 「젇안 먹고」로,

「꽃아니좋을시고」를 「꼳아니좋을시고」로,

안」를 「솓안」으로 함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물으신 바 「못」에 잇어서도, 「잘못이, 잘못을, 잘못으로, 잘못에」할 때에는, 「이, 을, 으로, 에」들은 뜻을 가진 實詞가 아니므로, 그 音價를 굳이 保存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