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놀이 수남 "이번에는 1 2 3 4 5 6 7 8 9 (8은 없애고) 가운데서 어떤 수든지 고르십시오. 그러면 영혜님이 골른 수만 가지고 답을 꾸며 볼터이니." 영해 "그건 더 재미 있는데요. 그러면 7을 골랐읍니다.” 수남 "어떻게 되나 잘 보아두십시오."
수남 "어떱니까. 가즈런히 7이 놓이었지요?" 영해 "어쩌면! 그럼 5!" 수남 "알았읍니다." ㅤㅤㅤ1 2 3 4 5 6 7 9 2 이번에는 이 1 2 3 4 5 6 7 8 9라는 수에 8을 곱하고 다시 거기다가 9를 보태봅니다. 그렇게 한즉 다음과 같이 먼저 수가 거꾸로 되어 나옵니다. 123456789 x 8 + 9 = 987654321 |
"너 어째 그리 비겁하냐? 그래 안됐다. 가엾다는 말은 못해두, 그렇게 말을 해야 좋겠니?"
"이 자식, 누가 비겁하다는 거야? 너 같은 동무두 모르구, 동무가 욕을 먹어두 좋아라 하구, 거리의 깍쟁이나 줏어 가지구 동무라구 노는 놈하군 이야기가 안돼! 우리는 일 없어!"
영길이는 겁도 나기는 났다. 겁이 나느니 만큼 아랑곳을 아니 하려고 꽁무니를 빼는 것이지마는, 그 사단 때문에 싸움까지 하고 난 끝이니, 내친 걸음에 한창 더 버리는 것이 었다.
"응. 잘은 주절댄다마는 인제 그 애 어머니 아버지가 약값 내고, 내 자식 살려 놓라구, 너의 집에 당장 간다더라."
규상이가 한마디 찔러 주고, 봉수더러 가자고 끌려니까,
"봉수야, 넌 뭣하러 가는거야?"
하고 위협하듯이 눈을 흘긴다.
"우리는 일 없어!"라고 한, 그 우리란 봉수까지 끌고 들어간 말인데, 봉수가 규상이의 편으로 붙는 눈치를 보니, 영길이는 자기만 외톨로 따돌려 세는 것 같아서 서운한 생각도 들거니와, 심사가 와락 나는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봉수는 둘의 사화를 붙이기는 고사하고, 어느 편으로 붙어야 좋을지 난처하다. 규상이 편을 들고, 규상이를 따라가면 나중에 영길이에게 들볶일 일이 걱정이다. 그 주먹이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영길이 말이 틀리고, 규상이의 하는 일이 옳은 데야, 규상이를 배척할 수 도 없다.
"그럼 넌 먼저가 있거라. 잠간 이야기를 들어보구 갈께."
봉수는 사정을 들어다가 알려 주마는 듯이, 영길이를 좋게 달래며, 규상이를 따라 섰다.
"흥, 년 약 가방을 든 조수(助手)냐? 돈 가방을 든, 자선심 많으신 부잣댁 도련님의 병정이더냐? 어디 두구보자!"
영길이는 이렇게 놀리고 위협을 하면서 큰 길로 떨어져 가버렸다.
두 아이는 채석장으로 들어가며 뜨거운 별이 쨍쨍 우리는 벌판의 한 중턱을 멀리서부터 눈으로 찾아보니, 눈대중을 친 그 자리에, 그 아낙네가 앉아있다. 오늘도 쓸쓸히 혼자서 장 도리질 하고 있다.
규상이는 어쩐지 반가운 생각이 들며 발씨가 재어졌다. 이 아낙네를 처음 볼 때부터, 그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인자스러운 눈과 낯빛이 많이 보던 사람같이 반갑고, 일 마쯤 존경하는 마음도 느꼈던 터이지마는, 그동안 이 아낙네가 간혹 머리에 떠오르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