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길이 놈더러 다 물래두 좋rn."
영길이와는 그저께 그 말다툼이 있은 후로는, 이때것 말도 아니하는 터이지마는, 언제나 백원짜리를 풀풀 내놓고 군것질만 하는 영길이다. 제가 다쳐 주었으니, 돈 몇 백원 내서, 가엾은 아이 구체 좀 하라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애. 영길이두 끌구 가자."
"글쎄 –, 가려 할까?"
"그 자식, 입찬 소리는 해두, 겁을 벌벌 낼거라. 하지만 집에 같이 가는 길이니 모른척하구 끌구 가자꾸나."
규상이는 영길이 따위와는 다시 말도 하고 싶지 않지마는, 저만 편안히 내버려두고 싶지 않은 것이다. 떼를 만나더라도 같이 만나서, "그깐 자식"에게 혼이 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무슨 안갚음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잘못해 놓고도 남을 깔볼줄만 알고 버티는 그 버릇이 뭇마땅해서다.
여름 방학 뒤에 개학한지 며칠이 안된 때라, 요새는 오전만 공부를 하고 가는 아이들의 한 때 속에는 규상이도 끼어 있었다. 봉수는 이 김에 규상이와 영길이를 사화를 붙여 주겠다는 생각도 있어서, 규상이의 말대로, 영길이를 끌고 아무쪼록 셋이 함께 짝을 지어 가려하였다. 그러나 영길이는 처음에는 규상이가 어째서 이쪽으로 따라오누? 하고 좋지 않은 내색이더니, 아마 저와 사회를 청하려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자, 한칭 더 비쌔는 수작으로, 멀직암치 떨어져서 작난군이 괘를 끌고, 떠버리며 앞장을 서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채석장 앞에 오자, 규상이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이 영길! …"
하고 불렀다.
"뭐야? …"
하마트면 "이 자식!" 소리가 입에서 나올번한 것을 참고, 영길이는 돌려다보며 선다.
"너군 다시는 말두 안하려 했지만, 저번 그 애가 앓아 죽게 됐단다. 그래서 지금 그 어머니한테 가서 사과두 하구, 집을 배워 가지구 위문을 가려는데, 너두 가자."
규상이는, 그 아이가 앓아 죽게 되었다고, 부러 서두르면서, 딱 얼르는 소리를 하였다.
"돌 깨뜨리는 그깐 녀석 죽거나 살거나 내 아랑곳 있다던? 너두 할 일이 없나 보구나? 어서 가보렴."
영길이는 냉연히 버틴다.
"아랑곳 없다니? 우리 때문 아니냐? 네가 질른 공 때문이 아니냐?"
"뭐 어깨? 저 돌 때문, 저 해(日光) 때문야, 무어 어쩌고 어째?"
하고 영길이는 허연 돌산을 가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