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기철이는 정신이 나지않아 다시 눈을 스르르 감고 잠자는 듯 하다가 다시 눈을 떴읍니다.
어찌된 영문인지요.
사람이 웅성웅성거리고 떠들석했읍니다. 그리고 누구인지
"기철아—"
부르며,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읍니다. 울음소리도 들렸읍니다. 슬픈 울음소리였습니다. 남자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가냘픈 여자의 울음소리였읍니다. 그 울음과 함께
"영수야. 영수야."
하는 소리도 섞이어 들렸음니다.
기철이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
작은 소리로 불렀읍니다.
"나다 내가 아버지다. 기철아 정신을 채려."
기철이 옆에서 떠나지 않고 있던 사람은 아버지였읍니다.
"아버지, 영수는 어디 있우?"
기철이가 기운 없는 소리로 묻자,
"응 염려 마라. 영수는 영수는 저기 있다."
하고 아버지는 말을 얼버무리는 것입니다.
어디선지 여전히 기철이 의 귀에는
"영수야 영수야."
부르는 가냘픈 소리가 들려왔읍니다.
기철이가 아주 정신이 든 것은 해가 서쪽 산으로 기울어질 때입니다.
"아버지 영수는 죽었지."
기철이는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다 보며 물었읍니다. 그러자 아버지도 겨우 고개를 끄덕거리며,
"불쌍한 영수다. 너도 하맣드면—”
하고 말을 채 못했읍니다.
영수는 기어이 다시 못오는 불쌍한 사람이 되었읍니다.
기철이가 영수의 뒤를 따라 물 속으로 들어가자 곧 기철 아버지가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왔읍니다.
먼저 물 속에서 건져 낸 것은 기철이고 또 얼마 있다가 영수가 건져졌읍니다.
불쌍한 영수였읍니다. 헤엄을 치지 못하는데다 그리 튼튼하지 못한 영수는 물에서 건져 내자마저 고만 세상을 떠난 것이었읍니다.
그것은 고개 넘어에 사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