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일까 미국 뉴우욕에서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제 이차 세계대전 때 아메리카의 종군기자였던 푸렛차·뿌랏트 씨는 어떤 과학 잡지 주최로 열어진 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합니다. "하늘을 달리는 원반(圓盤)"은 이것이 우리들의 상상으로 낳은 것이 아니라 실상, 다른 유성(遊星)에서부터 내려온 손님이라는 것입니다. 즉 믿을만한 정보에 의하면 아메리카 정부 당국에 수용했던 "하늘을 달리는 원반”에는 거기에 승무원이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승무원들은 원반이 지구 주변을 싸고 있는 대기권내(大氣圍內)에 들어갔을 때 죽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기의 압력으로 해서 그들이 죽게 되었다는 것이 증명 되었읍니다. 지금 그 사람들의 시체를 해부하여 연구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 유성에서 온 사람들의 키는 약 1m에 지나지 않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겠읍니다) |
리처럼 대꾸를 하며, 여전히 마치 든 손을 놀리고 있다.
"전차길에서 라디오 상회를 꼽들여 다리를 건너 서면 십자거리가 되죠? 거기서 좀 더 마주 올라가면 댁이 되죠?"
규상이는 저번에 완식이가 자기집 앞에서 헤어져서 올라가던 방향을 짐작하고 묻는 것이다. 그러나 완식이 어머니는, 잠자코 손만 놀린다.
"거기서 어디쯤 돼요?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안가르쳐 주실게 뭐에요?"
규상이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가, 시비하듯이 또 캔다. 어째서 이 아낙네가 자기 집을 아니 가르쳐 주는지 알 수 없는 일이요, 답답한 노릇이다.
"번지만 가르쳐 주세요. 네!"
저편이 대답을 안하니, 더욱이 아무래도 알고야만 떨어지겠다는 일념에 또 조른다.
"우리 집은 번짓수두 없구."
완식이 어머니는, 실없은 말처럼, 혼자 한탄하 듯이 입밖에 내었다. 어린 아이가 조르기는 하고, 그렇다고 가르쳐 줄 수도 없고— 완식이 어머니는 울고 싶었다. 그러나, 번짓수가 없다는 말에, 규상이는 귀가 번적하였다. 일전에 그 애도 저의 집은 번짓수가 없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 것이다. 그 동네로 올라가면 크낙한 새 집들도 많지마는, 그 맞은편 산에는 방공굴도 많고, 그 방공굴에는 전재민들이 우굴우굴한 것이다.
거기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 오르자, 규상이는 더 캐어 물을 용기도 나지를 않아서, 멀거니 셨으려니까, 옆에 이때까지 입을 다물고 섰던 봉수가 귀에다 대고,
“아마 그 동네 방공굴인게지.”
하고 속삭인다. 완석이 어머니는 벌써 알아 들었는지, 봉수를 힐끗 본다. 입가에는 웃음을 머금어 보였으나, 그 눈은 방공굴이라는 말에 모욕이나 느낀 듯이 정반대로 흘겨 보는 것이었다. 규상이는 다 알아 차렸다. 그러나 그대로 가는 수도 없어서 또 한번,
"그 애 이름이 뭐던가요!"
하고 말은 들리니까, 완식이 어머니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어린아이의 열정에 감동이 되어, 뭉쳤던 마음이 풀렸는지 상긋 웃으면서,
"그래, 그렇게 꼭 가 보구싶어?"
하고 귀여운 듯이 두 아이를 다시 쳐다본다.
"네, 어서 일러 주세요."
"아까 학생이 말하던, 그 길로 올라가느라면, 중턱에 방공굴이 셋이 있는데, 한가운데 방공굴 앞에 참외 가게가 있지. 거기 가서 김 완식이를 찾어 보라구."
하며 완식이 어머니는 일러주고 말았다.
"네, 고맙습니다!"
규상이는 모자를 벗고 꾸벅하며, 참아 방공굴을 가르쳐 주기가 부끄러워 하는 그 낯빛을 마주 보기가 미안쩍어서 뺑소니를 쳐 돌아 나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