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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즉, 도둑은 마음이 조급하여 "빨리 또 점이나 쳐 보아.” 하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주막에 숨어 있던 두 사람은 죽을 범하였다. 이 주막을 나온 두 사람은 곧 말을 달려 강가에 이르렀다. 이런 때 점장이가 점을 쳐 보고는,

"빨리 달려가야 하겠읍니다. 지금 막 강 가에 다달았읍니다.”

하니 도둑은 또 말을 달려 강 가에 이르르게 되었다. 강 가에서 두 사람은 뱃사공을 불러,

"이 강을 좀 건느게 해주세요."

하고 애원을 하였으나, 사공도 역시 도둑으로 말미암아 먹고 살기 때문에 못하겠노라고 거절을 하였다. 그들은 할 수 없이 또 전과 같이 다시 애원을 하며 금덩어리를 하나 내어주고 강을 건느게 해달라고 하니 그제야 뱃사공은 이 말에 못이기는 체하고는 배를 내어 강을 건네주고 배를 끌이 강 가에 올려 놓고 있으려니까, 도둑이 저편 강가에서 뱃사공을 불렀다. 이 소리에 그들의 형제도 뱃사공도 모두 숨고 있으려니까 큰 소리로,

"사공아 배 대어라."

하고 수차 사공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으므로 도둑은 고함을 질러 "이놈의 말이 강을 못건너느냐." 하고 채쭉을 치니, 말은 껑충 뛰어 건느다 그만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리하여 그 도둑은 죽고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길이길이 잘 살았다고 한다.

각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라도 바삐 그 책임감-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나 완식이 어머니는 이 아어가 자꾸 의사를 보였느냐는 말에 대답하기 어렵고, 어이가 없었다.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의사를 불러다가 보일 형편이 아닌, 자기 처지를 모르는 이 아이들에게 대답이 막히고 말았다.

"응, 첩 약을, 두어 첩 먹였으니까, 인제 낫겠지. 어서들 가서 놀지."

어서들 가서 놀라는 말에, 규상이는 눈물이 스며 오르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 아들은, 뉘 탓, 무슨 탓이든지 간에, 지금 이 더위에 방 속에서 끙끙 앓고 누웠을 터인데, 너의 때문에 우리 자식 죽게 되었다는 창원 한마디 없이 우리더러는 어서 가서 놀란다! 하는 생각을 하면, 이 아낙네가 어디까지 어진지 알 수가 없을만큼 고마워서, 눈물이 핑 도는 것 이었다.

"아니, 아즈머니! 우리가 놀려온 것이 아니라, 그 애가 그 후부터는 보이지 않더라기에, 앓는가 싶어 걱정이 돼서 왔읍니다. 댁이 어디애요?"

규상이의 이 말에, 완식이 어머니는 눈이 동그래졌다. 너무나 고마워서, 그 똥그래진 두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지날결에 말을 붙이는 줄로만 알았고, 또 그만만 하더라도 선모슴들이 제법이고나 생각하였던 완식이 모친은, 일부러 아들의 병 위문을 왔다는 말에 감격하였다. 그러나 자기 집을 가르쳐 줄 수가 없었다. 더구나 그렇게 잘산다는 이 아이가 자기집을 찾아 오다니 말이 되는가 싶어서 덤덤히 앉았다. 그것은 황승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런 아이들에게라도 부질없어 자기의 비참한 살림살이를 보이기가 싫고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완식이만 하더라도, 이러한 잘사는 집 아이들과는 동무도 아니 되지마는, 잘사는 집 아이들과 놀리기도 싫었다. 남에게 지지는 않으려는 그 애 성격에, 잘사는 아이가 부러워서 불평만 늘어가고 성미가 나뻐가거나, 눈만 높아져서, 나중에는 사람이 못 되어질가 보아서, 이 아이들의 고맙고 기특한 마음은 모르는 것이 아니나, 그 동정을 막아내고 물리치고 싶었다.

"우리 집? … 우리 집에까지 올거 없어. 인제 일어나서 일하러 나올거니 염려 말구 어서 가서 놀라구."

완식이 어머니는 돌 깨는 마치를 다시 든다.

"아냬요. 우리 땜에 그렇게 됐는데, 우리 집 동넨데, 좀 가보면 어때요."

"응, 한 동네라지? 하지만 우리 집은 학생들이 올데가 못돼.”

완식이 어머니는 웃음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