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受命。徑趨北海之路變服入句麗。進於寶海所。共謀逸期。先以五月十五日歸。泊於高城水口而待。期日將至。寶海稱病。數日不朝。乃夜中逃出。行到高城海濱。王知之。使數十人追之。至高城而及之。然寶海在句麗。常施恩於左右。故其軍士憫傷之。皆拔箭鏃而射之。遂免而歸王既見寶海。益思美海。一欣一悲。垂淚而謂左右曰。如一身有一臂一面一眼。雖得一而亡一。何敢不痛乎。時堤上聞此言。再拜辭朝而騎馬。不入家而行。直至於栗浦之濱。其妻聞之。赤馬追至栗浦。見其夫已在舡上矣。妻呼之切懇。堤上但搖手而不駐。行至倭國詐言 | 왕의 앞에서 명령을 받고 바로 북해(北海)길로 향하여 변복(變服)하고 고구려에 들어가 보해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도망할 일자(日字)를 약속해 놓았다. 제상은 먼저 5월 15일에 고성(高城) 수구(水口)에 와서 배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날짜가 가까워지자 보해는 병을 핑계하고 며칠 동안 조회(朝會)에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밤중에 도망하여 고성(高城) 바닷가에 이르렀다. 고구려 왕은 이를 알고 수십 명 군사를 시켜 쫓게 하니 고성에 이르러 따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보해는 고구려에 있을 때에 늘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왔기 때문에 쫓아온 군사들은 그를 불쌍히 여겨 모두 화살의 촉을 뽑고 쏘아서 몸이 상하지 않고 돌아올 수가 있었다. 눌지왕은 보해를 만나 보자 미해(美海)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한편으로는 기뻐하고 한편으로는 슬퍼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좌우 사람들에게 말한다. “마치 한 몸에 팔뚝이 하나만 있고, 한 얼굴에 한 쪽 눈만 있는 것 같구나. 비록 하나는 얻었으나 하나는 잃은 대로이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느냐.” 이때 제상은 이 말을 듣고 말을 탄 채 두 번 절하여 임금에게 하직하고 집에도 들르지 않고 바로 율포(栗浦) 갯가에 이르렀다. 그 아내가 이 소식을 듣고 말을 달려 율포까지 쫓아갔으나 남편은 이미 배에 오른 뒤였다. 아내는 간곡하게 남편을 불렀다. 하지만 제상은 다만 손을 흔들어 보일 뿐 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왜국(倭國)에 도착해서 거짓말을 했다. |
페이지:三國遺事 卷第一 1512年 奎章閣本.pdf/69
이 페이지는 교정 작업을 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