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재상서: 두 판 사이의 차이

내용 삭제됨 내용 추가됨
편집 요약 없음
편집 요약 없음
9번째 줄:
}}
 
엎드려 아뢰옵건대 맹자(孟子)가 양자와양자(楊子)와 묵자(墨子)를 사설(邪說)이라 하여 배척한 것은 그 사상이 유교학계를 해칠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이요, 한유(韓愈)가 석가(釋迦)와 노자(老子)를 쳐서 물리친 것은 그 사상이 일반을 미혹(迷惑)하여 혼란케 할까 해서였습니다. 옛 군자(君子)가 법을 세워 금령(禁令)을 펼 때 반드시 그 뜻과 이치가 어떠하고 해됨이 있는가를 알아 보았습니다. 무릇 의리(義理)에 맞는 것이라면 비록 나무꾼의 말이라도 성인이 반드시 받아들여 내버리면 안 되는 말로 되어 있거늘, 우리나라의 천주성교(天主聖敎)를 금(禁)하시는 것은 그 뜻이 어디 있습니까.
 
위에선 그 뜻과 이치(理致)가 어떠한지 물어보지도 않고 몹시 원통스러운 말로 사교(邪敎)로 몰아 큰 법을 세워놓고 신유년(辛酉年)을 전후 많은 인명을 없애면서도 한 사람도 그 기원과 전통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 이 도(道)를 배우면 유교에 해(害)를 끼치겠습니까? 일반 백성을 혼란케 하겠습니까? 이 도인즉 천자(天子)로부터 서민(庶民)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사용하고 늘 실행해야 할 도이오니, 해가 된다던가 혼란이 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 감히 그 도리가 그릇되지 아니함을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