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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고, 〈직녀성(織女星)〉의 원고료로(빚도 많이 졌지만) 엉터리를잡아가지고 풍우를 피할 보금자리를 얽어논 것이 위에 적은 자칭 ‘필경사’다.
 
7원짜리 셋방 속에서 어린것과 지지고 볶고 그나마 몇달씩 방세를 못 내서 툭하면 축출명령을 받아가며 마음에 없는 직업에 노명(露命)을 이어갈 때보다는, 매반총탕맥반총탕(麥飯蔥湯)일망정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끓여먹고 저의 생명인 시간을 제 임의로 쓰고, 티끌 하나 없는 공기를 마음껏 마시는 자유나마 누리게 되기를 벼르고 바란 지 무릇 몇해였던가.
 
내 무슨 지사(志士)어니 국사(國事)를 이하여 발분(發憤)하였는가. 시불리혜(時不利兮)하여 유사지적(幽師志的) 강개(慷槪)에 피눈물을 뿌리며 일신의 절조(節操)나마 지키고자 백골이 평안히 묻힐 곳을 찾아 이곳에 와 누운 것이면, 그야말로 한운야학(閑雲野鶴)으로 벗을 삼을 마음의 여유나 있을 것이 아닌가.
 
: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