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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읍(唐津邑)에서도 40리나 되는 부곡리(富谷里)란 마을은 서울서 불과 2백리라 하건만 전보가 2,3일 만에야 통상우편과 함께 배달되는 벽지의 궁촌(窮村)이다.
 
:住近溢江地低濕 黃蘆孤竹繞宅生
 
이 고장의 풍물이 백낙천(白落天)의 적거(謫居)하던 심양강두(瀋陽江頭)와 비슷하다고 할까, 깊은밤 툇마루에 홀로 앉았으면 눈앞에 아물거리는 어둠과 함께 우주이 적망이 온통 내 좁은 폐 속으로 스며드는 듯 무서운 고독감에 온몸이 떨릴 때가있느니만치 모든 도회의 소음과 온갖 문화의 시설과는 완전히 격리된 원시지대인 것이다.
 
:其問朝暮聞何物 杜鵑啼血哀狂鳴 (기문조모문하물 두견제혈애광명)
 
그러나 두견(杜鵑) 대신에 밤에도 산비둘기가 꾹꾹꾸루룩 하고 청승스럽게 울고 원숭이는 없으나 닭장을 노리는 여우와 삵괭이가 희앵한다. 가두의 축음기점에서 흘러나오는 비속한 유행가와 라디오 스피커를 울려나오는 전파의 잡음으로 안면이 방해될 염려는 조금도 없는, 일테면 별유천지다.
 
창새도 깃들일 추녀끝이 있는데 가의무일지(可依無一枝)의 생활에도 인제는 고만 넌덜머리가 났다.
 
그래서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고, 〈직녀성(織女星)〉의 원고료로(빚도 많이 졌지만) 엉터리를잡아가지고 풍우를 피할 보금자리를 얽어논 것이 위에 적은 자칭 ‘필경사’다.
 
7원짜리 셋방 속에서 어린것과 지지고 볶고 그나마 몇달씩 방세를 못 내서 툭하면 축출명령을 받아가며 마음에 없는 직업에 노명(露命)을 이어갈 때보다는, 매반총탕(麥飯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