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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4일 (목) 21:20 판

필경사잡기 (筆耕舍雜記) by 심훈

-최근의 심경을 적어 K友에게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한 자루의 붓! 그것은
우리의 쟁기〔犁〕요 유일한 연장이다
거친 산기슭에 한 이랑〔畝〕의 화전을 일려면
돌부리와 나무등걸에 호미끝이 부러지듯이
아아, 우리의 꿋꿋한 붓대가
그 몇번이나 꺾였었던고!

이것은 3년 전에 출판을 하려 하던 - 五字不得已略 - 시집 원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