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도강록: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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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사, 주주부, 변군, 내원, 조주부, 상방 건량판사인 학동 등과 쉬는 틈에 술값 내기 투전을 했다. 여럿이 내가나는 투전에 서툴다며 자리에서 밀어내고는 그저 앉아서 술이나 마시라고 한다. 이른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란 소리다. 슬쩍 배알이 뒤틀렸지만 어쩌랴. 앉아서 남이 따는 것을 구경하며 술은 내가 먼저 마시니 나쁘지 않다.
 
이때 벽틈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리따운 목소리로 지저귀듯 연연앵앵하는데 이 집 주인 댁 여성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가 저렇게 고우니) 분명 엄청난 미인일 것이다. 장난삼아 소리가 들리는 집 쪽으로 가 보니 오십 세 가량 되어 보이는 한 부인이 그 집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데 더 할 수 없이 못생긴 얼굴이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하기에 나는 "주인께서도 안녕하시지요?"하고 대답하였다. 나는 천천히 지나며 옷이며 장신구 모습을 살펴 보았다. 부풀려 올린 머리에 꽃비녀를 꽂았고 금팔찌와 보석 귀고리를 하고 붉은 분으로 가볍게 화장하였는데 검은 색 창파오를 입고 은으로 만든 사슬 허리띠를 둘렀다. 발 아래 신발을 벗어 두고 꽃과 나비를 수놓고 있었다. 만주족 여자들은 전족을 하지 않기 때문에 궁화를 신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