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路逢李同知惠迪。 譯官三堂上。 李君笑曰, 「窮邊邨野, 何足掛眼。」 吾言, 「雖至皇城, 未必勝此。」 李君曰, 「然, 雖有大小奢儉之別, 規模大率相同耳。」
 
爲室屋, 專靠於甓, 甓者甎也。 長一尺, 廣五寸, 比兩甎則正方, 厚二寸。 一匡搨成, 忌角缺, 忌楞刓, 忌軆翻, 一甎犯忌, 則全屋之功左矣。 是故, 旣一匡印搨, 而猶患參差 必以曲尺見矩, 斤削礪磨, 務令匀齊, 萬甎一影。 其築法, 一縱一橫, 自成坎離, 隔以石灰。 其薄如紙, 僅取膠貼, 縫痕如線。 其和灰之法, 不雜麤沙, 亦忌黏土, 沙太麤則不貼, 土過黏則易坼。 故必取黑土之細膩者, 和灰同泥, 其色黛黧, 如新燔之瓦。 葢取其性之不黏不沙, 而又取其色質純如也。 又雜以檾絲, 細剉如毛, 如我東圬土. 用馬矢同泥, 欲其靭而無龜。 又調以桐油濃滑如乳, 欲其膠而無罅。
 
其葢瓦之法, 尤爲可效。 瓦之體如正圓之竹而四破之。 其一瓦之大, 恰比兩掌, 民家不用䲶鴦瓦, 椽上不構散木, 直鋪數重蘆簟。 然後覆瓦, 簟上不藉泥土。 一仰一覆, 相爲雌雄, 縫瓦亦以石灰之泥, 鱗級膠貼。 自無雀鼠之穿屋。 最忌上重下虛。 我東葢瓦之法, 與此全異。 屋上厚鋪泥土, 故上重, 墻壁不甎築, 四柱無倚, 故下虛。 瓦軆過大, 故過彎, 過彎故自多空處, 不得不補以泥土。 泥土厭重, 已有棟撓之患, 泥土一乾, 則瓦底自浮, 鱗級流退, 乃生罅隙, 已不禁風透雨漏, 雀穿鼠竄, 蛇繆貓翻之患。
 
大約立屋甎功居多。 非但竟高築墻, 室內室外, 罔不鋪甎。 盡庭之廣, 麗目井井, 如畫碁道, 屋倚於壁, 上輕下完, 柱入於墻, 不經風雨, 於是不畏延燒, 不畏穿窬, 尤絶雀鼠蛇猫之患。 一閉正中一門, 則自成壁壘城堡, 室中之物, 都似櫃藏。 由是觀之, 不須許多土木, 不煩鐵冶墁工, 甓一燔而屋已成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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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중추부의) 동지인 이혜적을 만났다. 통역관인데 3품 당상관이다. 이군이 웃으며 "궁벽한 시골에서 볼 만한 것이 있습니까?"하고 묻는다. 나는 "황성에 가더라도 이 보다 못할 것 같소."하고 대답하였다. 이군은 "하기사 크고 작고나 사치스럽고 검소하고의 차이는 있지만 모습은 여기나 거기나 거진 같습니다."한다.
 
집을 모두 벽돌로 짓는데 벽돌은 길이 1 자, 넓이 5 치로 둘을 합치며 정사각형이 되며 두께는 2 치이다. 하나 하나가 모두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각도가 틀어지거나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거나 몸이 뒤틀린 것은 한 장이라도 쓰지 않아야 집 전체를 정교하게 지을 수 있다. 따라서 한 장 마다 치수가 어긋나 들쭉날쭉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직각자를 써서 검사한 뒤 도장을 찍기 때문에 (규격을 맞추기 위해) 갈고 닦고 하여 가지런히 하기 위해 애써서 벽돌 만 장이 모두 똑같다. 쌓는 법은 하나를 세로로 놓으면 다른 하나는 가로로 놓아 저절로 감괘(☵)와 이괘(☲)의 모양을 이루게 하여 그 사이를 석회로 발라 붙인다. 석회는 종잇장처럼 얇게 겨우 붙을 정도만 바르는데 쌓고 나면 마치 실처럼 보인다. 회를 개는 방법은 거친 모래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점토도 피하는데 모래가 많으면 접착력이 떨어지고 점토가 지나치면 쉽게 갈라진다. 그래서 꼭 검은 흙에서 가늘고 찰진 것을 골라 석회와 진흙이 반반이 되도록 개서 그 색깔이 마치 눈썹 그리는 먹이나 새로 갖 구워낸 기와 같다. 개어낸 회는 그 성질이 점토도 아니고 모래도 아니며 색상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또 어저귀를 털처럼 잘게 잘라 섞는데 우리나라에서 (집 벽에) 흙을 바를 때 말똥을 진흙에 섞어 넣어 질기고 갈라지지 않게 하려는 것과 같다. 또 유동나무 기름을 마치 젖처럼 짙게 발라 틈이 없게 매운다.
 
기와를 얹는 방법은 더욱 본받을 만 하다. 기와의 모양은 커다란 대나무와 같은 원통을 4등분 한 것처럼 생겼다. 민가에서는 원앙와를 쓰지 않고 서까래 위로 산자를 짜 넣지 않으며 바로 삿자리를 몇 겹 깐다. 이후에 기와를 엎어 놓는데 삿자리 위로 진흙을 바르지 않는다. (같은 모양의 기와를) 하나는 엎어 놓고 하나는 뒤집어 놓아 서로 암수가 되며 석회를 갠 흙으로 이어서 비늘처럼 얽혀 붙인다. 참새나 쥐가 구멍을 뚫을 수 없고 위가 무겁고 아래가 허약한 것을 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와 얹는 법은 이것과 완전히 다르다. 집 위로 진흙을 두텁게 발라서 위가 무겁고 벽과 담을 벽돌로 짓지 않으니 기둥이 의지할 곳이 없어 아래가 허약하다. 기와가 너무 커서 기와가 너무 휘어져 잇고 너무 휘어져 있다 보니 빈 곳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진흙으로 채운다. 진흙이 너무 무거우면 용마루가 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진흙이 마르면 기와가 들떠서 비늘이 흘러 내리며 틈이 생겨 바람과 빗물을 막지 못하고 참새가 구멍을 내고 쥐가 숨어들고 뱀이며 고양이까지 날뛰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벽돌로 집을 지으면 이점이 참으로 많다. 담장과 벽 뿐만 아니라 집 안팍으로 벽돌을 쓰지 않은 곳이 없다. 너른 뜰에 벽돌을 깔아 우물 정(井)자 무늬를 만드니 바둑판 같고 집의 벽도 벽돌로 만들어 위는 가볍고 아래는 튼튼히 하여 기둥이 담벽에 박히니 비바람이 들지 않으며 불이 나도 옆으로 번지지 않고 좀도둑이 들 걱정도 없고 또한 참새니 쥐니 뱀이니 고양이니 하는 따위의 근심도 없다. 정 중앙의 문 하나를 걸어 잠그면 저절로 성벽과 성루를 두른 작은 요새가 되어 집안의 물건들은 모두 괘짝에 넣어둔 것과 같게 된다. 이를 보면 (집을 지을 때) 수 많은 나무며 흙이 들지도 않고 대장장이며 미장이며 번잡하게 할 필요도 없고 벽돌 하나만 구우면 집은 다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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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知(동지): [[:w:중추원 (조선)|중추부]]의 종2품 관리.
* 大率(대율): "이러고 저러고 간에" 또는 "여기고 저기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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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室屋, 專靠於甓, 甓者甎也。 長一尺, 廣五寸, 比兩甎則正方, 厚二寸。 一匡搨成, 忌角缺, 忌楞刓, 忌軆翻, 一甎犯忌, 則全屋之功左矣。 是故, 旣一匡印搨, 而猶患參差 必以曲尺見矩, 斤削礪磨, 務令匀齊, 萬甎一影。 其築法, 一縱一橫, 自成坎離, 隔以石灰。 其薄如紙, 僅取膠貼, 縫痕如線。 其和灰之法, 不雜麤沙, 亦忌黏土, 沙太麤則不貼, 土過黏則易坼。 故必取黑土之細膩者, 和灰同泥, 其色黛黧, 如新燔之瓦。 葢取其性之不黏不沙, 而又取其色質純如也。 又雜以檾絲, 細剉如毛, 如我東圬土. 用馬矢同泥, 欲其靭而無龜。 又調以桐油濃滑如乳, 欲其膠而無罅。
 
其葢瓦之法, 尤爲可效。 瓦之體如正圓之竹而四破之。 其一瓦之大, 恰比兩掌, 民家不用䲶鴦瓦, 椽上不構散木, 直鋪數重蘆簟。 然後覆瓦, 簟上不藉泥土。 一仰一覆, 相爲雌雄, 縫瓦亦以石灰之泥, 鱗級膠貼。 自無雀鼠之穿屋。 最忌上重下虛。 我東葢瓦之法, 與此全異。 屋上厚鋪泥土, 故上重, 墻壁不甎築, 四柱無倚, 故下虛。 瓦軆過大, 故過彎, 過彎故自多空處, 不得不補以泥土。 泥土厭重, 已有棟撓之患, 泥土一乾, 則瓦底自浮, 鱗級流退, 乃生罅隙, 已不禁風透雨漏, 雀穿鼠竄, 蛇繆貓翻之患。
 
大約立屋甎功居多。 非但竟高築墻, 室內室外, 罔不鋪甎。 盡庭之廣, 麗目井井, 如畫碁道, 屋倚於壁, 上輕下完, 柱入於墻, 不經風雨, 於是不畏延燒, 不畏穿窬, 尤絶雀鼠蛇猫之患。 一閉正中一門, 則自成壁壘城堡, 室中之物, 都似櫃藏。 由是觀之, 不須許多土木, 不煩鐵冶墁工, 甓一燔而屋已成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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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모두 벽돌로 짓는데 벽돌은 길이 1 자, 넓이 5 치로 둘을 합치며 정사각형이 되며 두께는 2 치이다. 하나 하나가 모두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각도가 틀어지거나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거나 몸이 뒤틀린 것은 한 장이라도 쓰지 않아야 집 전체를 정교하게 지을 수 있다. 따라서 한 장 마다 치수가 어긋나 들쭉날쭉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직각자를 써서 검사한 뒤 도장을 찍기 때문에 (규격을 맞추기 위해) 갈고 닦고 하여 가지런히 하기 위해 애써서 벽돌 만 장이 모두 똑같다. 쌓는 법은 하나를 세로로 놓으면 다른 하나는 가로로 놓아 저절로 감괘(☵)와 이괘(☲)의 모양을 이루게 하여 그 사이를 석회로 발라 붙인다. 석회는 종잇장처럼 얇게 겨우 붙을 정도만 바르는데 쌓고 나면 마치 실처럼 보인다. 회를 개는 방법은 거친 모래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점토도 피하는데 모래가 많으면 접착력이 떨어지고 점토가 지나치면 쉽게 갈라진다. 그래서 꼭 검은 흙에서 가늘고 찰진 것을 골라 석회와 진흙이 반반이 되도록 개서 그 색깔이 마치 눈썹 그리는 먹이나 새로 갖 구워낸 기와 같다. 개어낸 회는 그 성질이 점토도 아니고 모래도 아니며 색상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또 어저귀를 털처럼 잘게 잘라 섞는데 우리나라에서 (집 벽에) 흙을 바를 때 말똥을 진흙에 섞어 넣어 질기고 갈라지지 않게 하려는 것과 같다. 또 유동나무 기름을 마치 젖처럼 짙게 발라 틈이 없게 매운다.
 
기와를 얹는 방법은 더욱 본받을 만 하다. 기와의 모양은 커다란 대나무와 같은 원통을 4등분 한 것처럼 생겼다. 민가에서는 원앙와를 쓰지 않고 서까래 위로 산자를 짜 넣지 않으며 바로 삿자리를 몇 겹 깐다. 이후에 기와를 엎어 놓는데 삿자리 위로 진흙을 바르지 않는다. (같은 모양의 기와를) 하나는 엎어 놓고 하나는 뒤집어 놓아 서로 암수가 되며 석회를 갠 흙으로 이어서 비늘처럼 얽혀 붙인다. 참새나 쥐가 구멍을 뚫을 수 없고 위가 무겁고 아래가 허약한 것을 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와 얹는 법은 이것과 완전히 다르다. 집 위로 진흙을 두텁게 발라서 위가 무겁고 벽과 담을 벽돌로 짓지 않으니 기둥이 의지할 곳이 없어 아래가 허약하다. 기와가 너무 커서 기와가 너무 휘어져 잇고 너무 휘어져 있다 보니 빈 곳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진흙으로 채운다. 진흙이 너무 무거우면 용마루가 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진흙이 마르면 기와가 들떠서 비늘이 흘러 내리며 틈이 생겨 바람과 빗물을 막지 못하고 참새가 구멍을 내고 쥐가 숨어들고 뱀이며 고양이까지 날뛰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벽돌로 집을 지으면 이점이 참으로 많다. 담장과 벽 뿐만 아니라 집 안팍으로 벽돌을 쓰지 않은 곳이 없다. 너른 뜰에 벽돌을 깔아 우물 정(井)자 무늬를 만드니 바둑판 같고 집의 벽도 벽돌로 만들어 위는 가볍고 아래는 튼튼히 하여 기둥이 담벽에 박히니 비바람이 들지 않으며 불이 나도 옆으로 번지지 않고 좀도둑이 들 걱정도 없고 또한 참새니 쥐니 뱀이니 고양이니 하는 따위의 근심도 없다. 정 중앙의 문 하나를 걸어 잠그면 저절로 성벽과 성루를 두른 작은 요새가 되어 집안의 물건들은 모두 괘짝에 넣어둔 것과 같게 된다. 이를 보면 (집을 지을 때) 수 많은 나무며 흙이 들지도 않고 대장장이며 미장이며 번잡하게 할 필요도 없고 벽돌 하나만 구우면 집은 다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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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爲室屋, 專靠於甓, 甓者甎也。(위실옥 전고어벽 벽자전야): "집을 '벽'으로 쌓아 올리는데 '벽'이란 '전'을 말한다." - 벽(甓)과 전(甎)은 모두 벽돌을 뜻한다. 본문 번역에서는 그저 "집을 벽돌로 짓는다"로 옮겼다.
* 寸(촌): 길이의 단위 "치". 약 3.03 센티미터. 10 치가 1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