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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문의 민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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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八日乙亥 (朝霧晩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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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조정진이 와서 보았는데 나와 동갑이다. 나보다 다섯 살 많은
부사는 나 보다 두 살 위로 내 할아버지와 부사의 할아버지는 동창으로 함께 과거 공부를 하였고 (동창들의 명단을 적은 목록인) 동연록에 함께 실려 있다. 내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당상관을 할 때에 부사의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시랑으로
서장이 흰 석류를 가리키며 "이런 것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한다. 내가 "처음 봅니다."하고 대답하니 서장은 "내가 어릴 적에 집에 이런 석류가 있었는데 그 때는 우리 나라 다른 곳에는 없었습니다. 이 것이 꽃은 화려한데 열매는 달리지 않더라구요."한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은 다음 헤어졌다. 압록강을 건넌 날 갈대 밭에서 서로 얼굴을 알아 보았으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였고 책문 밖에서 보낸 이틀 동안도 노숙을 하느라 또 이야기 나눌 수 없었는데 이제 먼 타국 땅에서 와서야 이처럼 서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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點心尙遠云, 不敢遲待, 遂忍飢行翫, 初由右邊小門而入。 故不知其家之雄侈若此, 今由前門而出, 則外庭數十百間。 三使帶率都入此家, 而不知着在何處
緩步出門, 繁華富麗。 雖到皇京, 想不更加。 不意中國之若是其盛也。 左右市廛, 連互輝耀, 皆彫牕綺戶, 畵棟朱欄, 碧榜金扁。所居物皆內地奇貨
路逢李同知惠迪。 譯官三堂上。 李君笑曰, </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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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하는데 기다리고 있기만 할 수가 없어서 허기도
천천히 문 밖으로 걸어 나가니 번화하고 수려하다. (변방인 책문이 이런 모습이니) 황성에 도착하면 어떨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가게에 있는 물건은 모두 내지에서 온
길에서 (중추부의) 동지인 이혜적을 만났다. 통역관인데 3품 당상관이다. 이군이 웃으며 "궁벽한 시골에서 볼 만한 것이 있습니까?"하고 묻는다. 나는 "황성에 가더라도 이 보다 못할 것 같소."하고 대답하였다. 이군은 "하기사 크고 작고나 사치스럽고 검소하고의 차이는 있지만 모습은 여기나 거기나 거진 같습니다."한다. 집을 모두 벽돌로 짓는데 벽돌은 길이 1 자, 넓이 5 치로 둘을 합치며 정사각형이 되며 두께는 2 치이다. 하나 하나가 모두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각도가 틀어지거나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거나 몸이 뒤틀린 것은 한 장이라도 쓰지 않아야 집 전체를 정교하게 지을 수 있다. 따라서 한 장 마다 치수가 어긋나 들쭉날쭉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직각자를 써서 검사한 뒤 도장을 찍기 때문에 (규격을 맞추기 위해) 갈고 닦고 하여 가지런히 하기 위해 애써서 벽돌 만 장이 모두 똑같다. 쌓는 법은 하나를 세로로 놓으면 다른 하나는 가로로 놓아 저절로 감괘(☵)와 이괘(☲)의 모양을 이루게 하여 그 사이를 석회로 발라 붙인다. 석회는 종잇장처럼 얇게 겨우 붙을 정도만 바르는데 쌓고 나면 마치 실처럼 보인다. 회를 개는 방법은 거친 모래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점토도 피하는데 모레가 많으면 접착력이 떨어지고 점토가 지나치면 쉽게 갈라진다. 그래서 꼭 검은 흙에서 가늘고 찰진 것을 골라 석회와 진흙이 반반이 되도록 개서 그 색깔이 마치 눈썹 그리는 먹이나 새로 갖 구워낸 기와 같다. 개어낸 회는 그 성질이 점토도 아니고 모레도 아니며 색상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또 어저귀를 털처럼 잘게 잘라 섞는데 우리나라에서 (집 벽에) 흙을 바를 때 말똥을 진흙에 섞어 넣어 질기고 갈라짐이 없게 하려는 것과 같다. 또 유동나무 기름을 마치 젖처럼 짙게 발라 틈이 없게 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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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廊廡(낭무): 큰 집 옆 동서로 딸려 짓는 작은 집.
* 寮廂(뇨상): 행랑채.
* 我國平屋二間(아국평옥이간): 우리나라 보통 집의 2 간. 간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뜻하는 단위로 흔히 쓰였다. 민가의 간은 보통 7 - 9 자 즉 약 2.1 미터에서 2.7 미터 정도였다. 가장 단순하게 집을 짓는 경우가 3 간이었기 때문에 조촐한 살림살이를 "초가삼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초가삼간은 약 가로 10 미터 세로 2.7 미터 정도의 크기가 된다.
* 任意(임의): 제한 없이 마음대로 함.
* 屋脊(옥척): 집의 수평마루.
* 瓦溝(와구): 숫기와와 숫기와 사이에 난 고랑.
* 建瓴(건령): 가파르게 내려오는 물줄기.
* 洞開(동개): 문을 활짝 열어 재치다.
* 同知(동지): [[:w:중추원 (조선)|중추부]]의 종2품 관리.
* 大率(대율): "이러고 저러고 간에" 또는 "여기고 저기고 간에"
* 爲室屋, 專靠於甓, 甓者甎也。(위실옥 전고어벽 벽자전야): "집을 '벽'으로 쌓아 올리는데 '벽'이란 '전'을 말한다." - 벽(甓)과 전(甎)은 모두 벽돌을 뜻한다. 본문 번역에서는 그저 "집을 벽돌로 짓는다"로 옮겼다.
* 寸(촌): 길이의 단위 "치". 약 3.03 센티미터. 10 치가 1 자이다.
* 參差(참치): 치수가 어긋나 들쭉날쭉 함.
* 曲尺(곡척): 직각자.
* 坎離(감리): [[:w:팔괘|팔괘]]의 감괘(☵)와 이괘(☲). 벽돌 쌓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 檾絲(경사): [[:w:어저귀|어저귀]]. 삼의 일종이다.
* 馬矢(마시): 말똥.
* 無龜(무균): 균열이 없음. 龜는 거북이를 뜻할 때는 귀로 갈라짐을 뜻할 때는 균으로 읽는다.
* 桐油(동유): [[:w:유동나무|유동나무]] 열매에서 얻는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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