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도강록: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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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리를 가서 삼강에 다다랐다. 물이 명주 처럼 맑고 다른 이름으로 애자하라 부른다. 어디에서 발원하였는 지 알 수 없으나 압록강에서 불과 십 리 떨어져 나란히 흐르는데 홀로 물결이 잔잔하다. 두 강의 발원지 상황이 서로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강 양쪽에 쪽배가 있는데 생김새는 우리 나라 물놀이 배와 같으나 길이와 폭이 모두 비교할 수 없이 컸다. 재질도 보다 단단하고 촘촘한데 배를 부리는 이는 모두 봉성 사는 사람들이다. 3일을 기다리니 양식이 떨어져 굶게 생겼다. 원래 이 강은 저들과 우리가 서로 왕래할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 나라의 역학을 대국에 보내 외교 하는 왕래에 시간이 없다는 자문을 건넸다. 이에 봉성 장군이 배를 내어 주었는데 배는 수심이 깊은 곳에 정박하여 있었다.
 
나는 호인 한 명에게 "웨이"하고 말을 걸었다. 이것은 조금 전 시대에게 겨우 배운 말이었다. 그 사람은 기꺼이 삿대를 내려 놓고 다가왔다. 나는 그 등에 업혔고 그는 히히 웃으며 나를 배에 실어 주었다. 나를 내려 놓고는 긴 한숨을 쉬더니 "(수호전에 나오는 천하 장사) 흑선풍의 어머니가 이 분 같이 무거웠다면 어찌 기풍령을 업고 넘었을까" 한다. 주부 조명회가 크게 웃었다. 나는 "저 놈이 (실제 역사에 있던 장사) 강혁은 모르고 (소설 속 허구의 인물) 이규만 아는구나" 하였다. 조군은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고 하는 것이지요. 저 무리에겐 (강혁이 등장하는 후한서 같은 정사가 아니라 수호전과 같은) 패관기서가 정도입니다. 모두 뺨 사이에 이빨이 난 것처럼 늘 사례로 삼아 (말 속에 뼈가 있는 속담처럼) 씁니다. 이른바 관화라고관용어라고 하는 것이 이런 것이지요."하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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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目不識丁(목불식정): 고무래를 놓고 정(丁)자를 알아 보지 못한다.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와 같은 뜻.
* 稗官奇書(패관기서): 패관들이 민간에서 수집한 이야기에 내용을 더하거나 빼거나 하여 새로운 형태로 발달시킨 문학. 여기서는 《수호전》을 말한다.
* 官話(관화): 습관적으로 쓰는 말. 관용어.
* 官話(관화): 청나라 시기 관아에서 사용하던 표준어. 나중에 현대 중국 표준어인 [[:w:푸퉁화|보통화]]의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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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琉璃(유리): 이산화규소가 주성분인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비결정질 고체.
* 須臾(수유): 삽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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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火於康永太家 永太年二十三, 自稱民家, 漢人 稱民家, 滿人, 稱旗下 白晢美麗, 能鼓西洋琴,「讀書否。」 對曰, 已誦四書, 尙未講義。」 所謂誦書講義, 有兩道, 非如我東初學之兼通音義 中原初學者, 只學四書章句, 口誦而已, 誦熟然後, 更就師受旨曰, 講義。」 設令終身未講義, 所習章句, 爲日用官話 所以萬國方言, 惟漢語最易, 且有理也 永太所㞐精洒華侈, 種種位置, 莫非初見 炕上鋪陳, 皆龍鳳氍毺椅榻所藉, 皆以錦緞爲褥 庭中設架 以細簟遮日, 四垂緗簾, 前列石榴五六盆, 就中白色石榴盛開 又有異樹一盆, 葉類冬栢, 果似枳實, 問其名曰, 無花果 果皆雙雙並蔕, 不花結實, 故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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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background-color: #FAFAFA; border: 1px solid #808080; padding: 5px; ">
중화에 강영태의 집이 있다. 영태는 23 세로 스스로를 민가라 부르는 한인이다. 민가라 불리는 사람들을 만주족은 기하라고 하였다. 희고 밝은 피부에 잘 생겼는데 양금 연주를 잘했다. "글은 읽었는가?"하고 물으니 "사서를 독송하였지만 아직 '강의'는 배우지 않았습니다." 한다. 그가 말하는 책을 독송하고 강의를 배우는 두 가지 방법은 우리 나라에서 초급 학습자가 배울 때 음과 뜻을 함께 익히는 것과 다르다. 중원의 초급 학습자는 먼저 사서의 구절들을 통째로 암송하고 암송이 익숙해 지면 스승에게 그 뜻을 배우는데 이를 "강의"라고 한다. 설령 평생 동안 강의를 배우지 못하더라도 구절들은 암송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 관용어로 사용한다. 세계 각지의 외국어 가운데 한어가 가장 쉬우니 이 또한 유리하다. 영태의 집은 물을 뿌려 청소하여 두었고 다채롭게 치장하여 가지가지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처음 보는 것들이다. 마루 위의 깔개는 모두 용과 봉황을 그린 모직 담요로 의자며 걸상을 덮었고 이불은 모두 비단이었다. 뜰 가운데 대나무를 잘게 쪼개어 만든 차일을 치고 사방으로 누르스름한 발을 걸어 내렸는 데 그 앞으로 석류 대여섯 그루가 늘어서 있었다. 그 가운데 흰색 석류가 만개하였다. 또 다른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 데 잎을 보면 동백같이 생겼는데 열매는 탱자와 닮았길래 이름을 물으니 무화과라고 한다. 쌍쌍이 꼭지를 나란하게 하여 열매가 달리는데, 꽃 없이 열매를 맺어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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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民家(민가): 중국 [[:w:군현제|군현제]]에 따른 지방 백성.
* 旗下(기하): 청나라 [[:w:팔기제|팔기제]]에 따라 팔기군에 속한 백성.
* 西洋琴(서양금): 철사를 이용한 현악기인 [[:w:양금|양금]]. 페르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조선까지 전해졌다.
* 四書(사서):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의 네 경전.
* 講義(강의): 대학 등에서 하는 수업을 뜻하는 낱말과 같은 한자이지만, 여기서는 글의 뜻을 논하는 것을 말한다.
* 中原(중원): 중국을 달리 부르는 말.
* 設令(설령):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그러한 가정으로부터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상황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할 때 쓰는 말.
* 終身(종신): 평생 동안.
* 日用(일용): 그날 그날 쓰는 것.
* 種種(총총): 여러 의미로 사용되는 낱말이다. 여기서는 "가지가지".
* 鋪陳(포진): 깔개.
* 遮日(차일): 볕을 가리기 위해 치는 장막.
* 緗簾(상렴): 누르스름한 빛깔의 발.
* 就中(취중): 그 가운데.
* 冬栢(동백): 동백나무.
* 枳實(지실): 탱자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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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狀來見 趙鼎鎭 各叙年甲 長余五歲 副使繼又來訪 鄭元始 爲叙萬里同苦之誼 金子仁 文淳 爲道“兄此行 而我境冗擾 未及相訪” 余曰 “定交於他國 可謂異域親舊” 副使書狀 皆大笑曰 “未知誰爲異域也” 副使長余二歲 余祖父與副使祖父甞同牕治功令 有同硏錄 余祖父爲京兆堂上時 副使祖父以京兆郞投刺 各道舊日同硏事 余時八九歲 在傍知有舊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