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도강록: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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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어가니 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려 급히 숙소로 돌아갔다. 북쪽 창문을 활짝 열고 옷을 벗고 누웠다. 숙소 북쪽 정원이 평탄하고 너른데 파며 마늘을 기르는 밭이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치렁치렁 매달린 박 줄기가 정원에 그늘을 드리운다. 울타리 주위로 울긋불긋 접시꽃이며 비비추가 만발하였다. 처마 밖으로 석류 몇 그루와 수국 한 그루, 베고니아 두 그루가 있다. 악씨의 처가 대나무 바구니에 꽃을 따 모아 저녁에 꽃꽂이로 장식한다고 한다. 창대는 술 한 동이와 계란 볶음 한 접시를 가지고 와서 "어디 계십니까,가셨다 오셨습니까?죽겠습니다죽이시려구요." 한다. 그 하는 짓거리가 못났지만 그래도 충성으로 하는 것이라 괘씸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였다. 그러나 술이야 말로 내가 즐기는 것이고 계란 볶음 역시 내가 딱 원하는 것이다.
 
이날 삼십리를 걸었고 압록강에서 이곳 까지는 120 리가 되었다. 우리는 "책문"이라 부르고 이곳 사람들은 "가자문"이라고 부르며 중국 내지 사람들은 "변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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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의 역사와 벽돌의 이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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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八日乙亥 (朝霧晩晴) 早與卞君先爲發行 戴宗遙指一所大庄院曰 “此通官徐宗孟家也 皇城亦有家 更勝於此 宗孟貪婪多不法 吮朝鮮膏血 大致富厚 旣老爲禮部所覺 家之在皇城者被籍 而此猶存” 又指一所曰 “雙林家也” 其對門曰 “文通官家也” 舌本瀏利如誦熟文 戴宗宣川人也 已六七入燕云
二十八日乙亥 (朝霧晩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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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至鳳城三十里 衣服盡濕 行人髭鬚結露 如秧針貫珠 西邊天際 重霧忽透 片碧纔露 嵌空玲瓏 如牕眼小琉璃 須臾霧氣 盡化祥雲 光景無限 回看東方 一輪紅日 已高三竿矣
28일 을해, 아침에 안개 저녁에 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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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八日乙亥 (朝霧晩晴) 早與卞君先爲發行 戴宗遙指一所大庄院曰, 此通官徐宗孟家也 皇城亦有家, 更勝於此 宗孟貪婪多不法, 吮朝鮮膏血 大致富厚, 旣老爲禮部所覺, 家之在皇城者被籍, 而此猶存。」 又指一所曰, 雙林家也。」 其對門曰, 文通官家也。」 舌本瀏利如誦熟文, 戴宗宣川人也 已六七入燕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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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변군과 함께 먼저 길을 나섰다. 대종이 큰 밭이 딸린 집을 가리키며 "저기가 통역관 서종맹의 집입니다. 황성에도 집이 있었는데 이것보다 더 으리으리 합니다. 종맹이 탐욕스러워 불법을 많이 저질렀는데 아주 조선의 고혈을 빨아댔습니다. 다 늙게 되어서 예부가 이를 알고 황성에 있는 집은 몰수했는데 여기에 있는 것은 남겨두었습지요." 하고 말하였다. 또 한 곳을 가리키며 "쌍림의 집입니다." 하고는 맞은 편 문을 가리키며 "문 통역관의 집입니다." 하였다. 혀에 기름을 칠한 듯 술술 글을 외우는 대종은 선천 사람이다. 이미 연경엔 예닐곱 차례 다녀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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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大庄院(대장원): 큰 밭이 딸린 집.
* 貪婪(탐람): 재물 따위를 탐내는 마음. = 탐욕
* 膏血(고혈): 기름과 피라는 뜻으로, 몹시 고생하여 얻은 재물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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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至鳳城三十里, 衣服盡濕 行人髭鬚結露, 如秧針貫珠 西邊天際, 重霧忽透, 片碧纔露, 嵌空玲瓏, 如牕眼小琉璃 須臾霧氣, 盡化祥雲, 光景無限 回看東方, 一輪紅日, 已高三竿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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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background-color: #FAFAFA; border: 1px solid #808080; padding: 5px; ">
봉성에서 삼십리를 가니 입은 옷이 온통 축축해 졌다. 모두 수염에 이슬이 맺혀 갖 자란 볏모에 동그라미를 주렁 주렁 매단 모습이었다. 서쪽 하늘 끝을 보니 무거운 안개가 문득 밀려나고 한 조각 푸른 하늘이 살짝 나타나 영롱한 구멍을 새겨 놓은 모습이 마치 작은 유리로 만든 창문틀 눈 같았다. 삽시간에 안개가 구름으로 바뀌어 가 없는 풍경을 이룬다. 동쪽을 돌아보니 둥글고 붉은 태양이 이미 세 장이나 높이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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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髭鬚(자수); 입술 위 아래의 수염을 아울러 부르는 말.
* 秧針(앙침): 갖 자란 볏모.
* 貫珠(관주): 글자나 시문의 썩 잘된 부분에 치는 동그라미를 이르던 말
* 天際(천재): 하늘 끝.
* 玲瓏(영롱): 광채가 찬란하고 맑다.
* 琉璃(유리): 이산화규소가 주성분인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비결정질 고체.
* 須臾(수유): 삽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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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火於康永太家 永太年二十三 自稱民家 漢人 稱民家 滿人 稱旗下 白晢美麗 能鼓西洋琴 問“讀書否” 對曰 “已誦四書 尙未講義” 所謂誦書講義 有兩道 非如我東初學之兼通音義 中原初學者 只學四書章句 口誦而已 誦熟然後 更就師受旨曰 ‘講義’ 設令終身未講義 所習章句 爲日用官話 所以萬國方言 惟漢語最易 且有理也 永太所㞐精洒華侈 種種位置 莫非初見 炕上鋪陳 皆龍鳳氍毺椅榻所藉 皆以錦緞爲褥 庭中設架 以細簟遮日 四垂緗簾 前列石榴五六盆 就中白色石榴盛開 又有異樹一盆 葉類冬栢 果似枳實 問其名曰無花果 果皆雙雙並蔕 不花結實 故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