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서울 스톡홀름에 한 가련한 고아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네 였습니다 그 소녀는 양친을 . 잃어버린 뒤, 어떤 과부 노파의 집에서 길러졌 습니다. 길러졌다면 듣기에 그다지 거북할 것도 없지만, 실상인즉 길러졌다 는 것보다도 종보다 더한 천대를 받으면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중까지 힘 든 일과 주인 노파의 심부름을 하기에 고달픈 팔다리를 쉴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요한네’란 이름은 그 소녀의 생부모가 지어주었을 뿐이요, 이 집으로 오게 된 다음부터는 “이 깍쟁아, 거지 새끼야”가 그의 이름이 되고 만 것 입니다. 그러나 이같이 갖은 학대를 받고 지내는 요한네에게도 오직 한가지 의 위안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고달픈 일을 하면서도 눈물에 얽힌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서 자신의 불행을 스스로 위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녀는 그의 어린 나이에 비겨서는 아주 딴판으로 어찌나 목소리가 아 름다웠던지 그의 고운 음성으로 가만가만히 남몰래 부르는 노래는 하루 이 틀 지나갈수록 근처 동리에 소문이 나게 되어 온 동리 사람들의 이야깃거리 가 되어 있던 것입니다.

어떤 날 저녁때 그 집 앞을 지나가던 어떤 귀부인이 그 소녀의 노래를 듣 고 몹시도 마음이 감동되어 요한네의 뛰어난 재주와 타고난 고운 음성을 그 냥 썩히기가 아까웠던지, 그 소녀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쓰라리고 괴로운 생 활에 작별을 하고 그 귀부인의 집으로 함께 가게 했던 것입니다.

이 고아 요한네야말로 뒷날에 ‘꾀꼬리 아가씨(앵희(鶯姬))’라는 별명으 로 천하 사람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게 된 제니 린드 양인데, 그는 귀부 인의 집으로 옮겨온 뒤로부터 음악학교에 들어가서 훌륭한 선생의 지도 아 래에서 정식의 음악교육을 받게 된 것입니다. 늙은 과부의 집에서 음악학교 로, 다시 왕립극장으로! 진흙 속에 버림을 받았던 주옥이 이제는 씻기고 닦 기고 문질러져서 찬란한 광채를 내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꾀꼬리 아가씨’가 프랑스의 유명한 가수 라쁘라슈와 함께 처 음으로 같은 무대에 출현하게 된 때의 이야기입니다. 연습하러 왔다가 처음 으로 꾀꼬리 아가씨의 노래를 들은 라쁘라슈는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홀 딱 반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눈이 동그래가지고 가슴이 두근거렸을 뿐이지, 무엇이라고 칭찬을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그는 두 손을 싹싹 비비면서 입에 침이 말라가지고,

“참말 훌륭하십니다. 무엇이라고 칭찬할 말씀이 없습니다. 마음 속으로 오직 감탄할 뿐입니다 . 그대의 한 소리 한 소리마다 모두 값비싼 진주알과 같습니다.”

하고 칭찬을 했습니다.

뜻밖의 굉장한 칭찬을 받은 제니 린드는 아무 대답도 없이 오직 생긋생긋 웃기만 했습니다. 이윽고 무대 연습이 시작되자 그 여자는 라쁘라슈의 옆으 로 가까이 오더니,

“미안합니다만 모자를 잠깐만 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고 은근하고도 친절하게 청했습니다.

“모자를요?…….”

라쁘라슈는 이상히 생각하면서도 모자를 벗어주었습니다. 그 여자는 공손 히 절을 하며 모자를 받고서는 무대 저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무대 한복판에 가서는 몸을 빙글 돌려 돌아서는 라쁘라슈를 향하여 꼿꼿이 서더니, 그의 모자를 자기 입에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어여쁜 음성을 목이 터지도록 내질 러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듣고 또 듣고 몇 번을 다시 들어도 들을수록 새 맛이 나는 아름다운 음성 이었습니다. 라쁘라슈는 또다시 감격하여 소리를 질러 칭찬을 하자 그 여자 는 그의 곁으로 살짝살짝 걸어와서 극히 다정하고도 정중한 태도로, “저는 아까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신 호의에 대하여 답례를 드리렵니다. 무릎을 꿇으시고 정중히 이것을 받으십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라쁘라슈는 너무도 창졸간에 무엇을 받으라는지도 모르 고, 그 여자가 명하는 대로 한 다리를 굽혀 꿇어앉았습니다. 답례를 받으라 는 것은 조금 전에 제니 린드에게 빌려주었던 자기의 모자!

“아까 그처럼 굉장히 칭찬해 주신 진주올시다.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이 진주를 저는 당신의 모자에 하나 잔뜩 부어 왔습니다.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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