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25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24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6대 대통령 박정희 제26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6대 대통령 박정희 경축사 1970년 8월 15일 토요일


친애하는 국내의 5천만 동포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이 비할 데 없는 감격과 환희 속에 맞이했던 조국 광복, 그날로부터 꼭 4반세기가 되는 날입니다.

25년전, 전국 방방곡곡의 거리거리에서 태극기의 물결을 수놓으며 자유 해방 만세의 환호성을 소리 높이 외치던 그날, 우리 온 계레는 정녕 티끌만한 사심도 타산도 없는 순수한 애국 애족의 마음으로 다 함께 우리 민족 재기의 출발을 기뻐하였고, 우리 역사의 새로운 광영을 다짐하였던 것입니다.

-억압과 예속에서 벗어나고 읽었던 조국을 되찾아,

-다시는 조상들이 당했던 불우한 처지를 되풀이하지 않으리라 굳게 맹세하며,

-새로운 번영의 민족 국가를 건설해 보겠다는 푸른 꿈을 펼쳐 보던,

그날의 벅찬 감격과 불타오르던 정열은 영원히 우리의 가슴 속에 간직될 불멸의 봉화가 아닐 수 없읍니다.

그날로부터 어언 25년이 경과하였습니다.

25년이란 세월은 한 인간이 유아기로부터 소년기와 청년기를 넘어서 이제 그 완숙을 눈앞에 바라보는 『한 세대』에 해당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이는 또한 한 민족 한 국가에 있어서도 그간의 성장도를 엄숙히 평가해 보아야 할 역사상의 이정표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제, 성년 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내외에 크게 과시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광복절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감회는 자뭇 무량한 바가 없지 않습니다.

지난 25년간의 광복 한국사는 한마디로 말하여 드물게 보는 『격동의 시기』였고,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읍니다.

-광복의 감격과 환희가 국토 분단의 충격과 불행속에 하루 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졌는가 하면,

-번영의 희망과 기대는 북괴가 도발한 참혹한 전란 속에 한 조각 허공에 뜬 구름 처럼 흩어져 버렸고,

-나아가서 정부 수립 이후의 혼돈과 정체는 급기야 두 차례의 정치적 격동의 소용돌이를 치르지 않을 수 없게 하였습니다.

스스로의 손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타력에 의하여 주어진 광복을 분간 소화할 만한 주체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였던 우리에게 있어서, 이러한 시련과 진통은 피할 수 없었던 필연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들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읍니다.

우리는 비극을 당하여 결코 좌절되지 않았으며, 역경 앞에 끝내 굴하지 않았습니다.

장구한 민족사를 통해서 수 없이 많았던 내외의 우환을 강인한 의지와 거족적인 항쟁으로 이겨내고, 조국의 독립을 보전하여 왔던 굳세고도 억센 우리 민족 본연의 잠재적 역량이 시련 극복의 도정에서 서서히 그 빛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싹터 오른 민족적 자각이 응결하여 잠자고 있던 생명력과 창조력에 점화되고 민족 중흥의 전진 대열을 정비한 역사적 전환점을 이룩한 것이 바로 지난 60년대였습니다.

그로부터 8, 9년, 우리들은 조국 근대화 과업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많은 성과를 거두었읍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온 세계는, 50년대의 동란 한국이 이제 신생국 발전의 모범 국가로 등장했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우리 민족에 대해서 선망과 경애의 눈으로 쳐다보게끔 되었읍니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도 값있게 생각하고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가 거둔 외형적 성과보다도 이것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우리 민족의 무한한 저력을 재발견하고,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노력으로 어떠한 큰 일도 이룩할 수 있다는 자신과 긍지를 일깨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60년대에 착수한 중흥 과업을 기필코 완수해야 할 사명의 70년대에 들어섰습니다.

새로운 4반세기의 역사의 장이 시작되려는 이 순간, 우리 모두가 다시는 지난날의 역사적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결의와, 우리 후손들에게는 보람찬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일층 드높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 제 25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온 겨레가 너, 나 할 것 없이 한결같이 가슴아프고 서글프게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국토 분단의 비극입니다.

통일을 향한 민족적 비원은 지난 4반세기 동안 하루도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진 일이 없었으나, 한편 통일의 전망은 수많은 난관과 애로에 가로 막혀 결코 밝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 원인이 어디 있느냐,

그것은 한마디로, 김 일성과 그 일당의 민족 반역 집단이 북한 땅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 광신적이며, 호전적인 공산 집단은 조국 광복의 첫날부터 전 한반도를 폭력으로 적화하기 위해서 시종 일관 광분해 왔읍니다.

6.25 남침의 참혹한 동족 상잔에 이어서 휴전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7,800여건이 남는 무력 도발을 자행해 왔고, 최근에는 무수한 무장 공비를 남파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실증입니다.

정녕, 김일성과 그 도당은 마땅히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전범자들임에 틀림없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도당은 언필칭 평화 통일이니, 남북 협상이니, 연방제니, 남북 교류니 하는 등 파렴치한 상투적 선전을 되풀이하고 있읍니다.

이러한 북괴의 저의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이미 청천백일하에 드러나 있읍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들 스스로가 저지른 전범 행위와 긴장 조성의 책임을 전가해 보려는 적반하장의 흉계인 것이며,

-무장 공비 남파를 위장 은폐하고 소박한 일부 사람들을 현혹케 함으로써 감상적 통일론을 유발해 보려는 간사한 술책인 것이며,

-국제 여론의 오도를 노리는 야비한 속셈인 것입니다.

이 허위와 기만에 가득찬 북괴의 작태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나는 단언합니다.

무릇, 공산주의의 정치 체제는 기본 인권의 유린과 철의 기율에 의한 전체주의적 일당 독재입니다.

그 중에서도 북괴 김 일성 체제는, 같은 공산권 내에서조차도 빈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형적인 극좌 모험주의와 역사 위조를 일삼는 개인 신격화가 판을 치는 폐쇄 사회입니다.

오늘의 북녘 땅은 그러한 정황과 공포가 휩쓰는 가운데 전쟁 준비에 광분하는 하나의 병영으로 화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렇듯 역사와 민족과, 천륜과 양심을 외면한 흉악한 무력 도발 집단과 대치하여 통일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민족의 비원인 조국 통일의 난관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토 통일이 아무리 절실한 우리 민족의 지상 명령이라 하더라도 동족의 유혈을 강요하는 전쟁만은 피하여야 하겠고, 통일의 길이 아무리 험난하다 할지라도 꾸준한 인내와 최대한의 양식을 발휘해서 평화적으로 해결지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김 일성 일파의 전범 집단들이 끝내 무력 적화 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폭력적인 침략을 감행하여 왔을 경우에는 이룰 단호히 격퇴할 수 있는 『힘의 배양』도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접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나는 이미 수차에 걸쳐서 통일 노력의 본격화는 70년대 후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읍니다.

그것은 그 시기에 이르면 우리의 주체 역량이 충실과 국제적 여건의 성숙으로 통일의 실마리가 잡힐 수 있으리라고 내다보고, 특히 북한의 폐쇄적인 사회 체제도 시대의 진운인 자유화 물결에 의해서 스스로 변질될 것이며, 또한 우리의 자유의 힘이 북녘까지 넘쳐 흐를 것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시기를 전망하면서, 나는 광복 4반세기에 즈음한 뜻깊은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평화 통일의 기반 조성을 위한 접근 방법에 관하여 나의 구상을 밝히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선행 조건이 있는 것입니다.

즉, 북괴가 지금과 같은 침략적이며 도전적인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한, 그들이 무슨 수리를 하든 그것은 가면이요, 위장이요, 기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긴장 상태의 완화없이는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에의 접근은 불가능한 것이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이를 보장하는 북괴의 명확한 태도 표시와 그 실천이 선행되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괴는 무장 공비 남파 등의 모든 전쟁 도발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소위 『무력에 의한 적화 통일이나 폭력 혁명에 의한 대한 민국의 전복을 기도해 온 종전의 태도를 완전히 포기하겠다』 하는 점을 명백하게 내외에 선언하고, 또한 이를 행동으로 실증해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요구를 북괴가 수락,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인정할 수 있고, 또한『유우엔』에 의해서도 명백하게 확인될 경우에는, 나는 인도적 견지와 통일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으며, 남북한에 가로 놓인 인위적 장벽을 단계적으로 제거해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이고도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히는 바입니다.

또한, 북괴가 한국의 민주, 통일, 독립과 평화를 위한 『유우엔』의 노력을 인정하고 『유우엔』의 권위와 권능을 수락한다면, 『유우엔』에서의 한국 문제 토의에 북괴가 참석하는 것도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구상에 덧붙여서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북괴에 대하여 『더 이상 무고한 북한 동포들의 민생을 희생시키면서 전쟁 준비에 광분하는 죄악을 번하지 말고, 보다 선의의 경쟁, 즉 다시 말하자면 민주주의와 공산 독재의 그 어느 체제가 국민을 더 잘 살게 할 수 있으며, 더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사회인가를 입증하는 개발과 건설과 창조의 경쟁에 나설 용의는 없는가, 하는 것을 묻고 싶은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금년은 우리 나라가 처음으로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19세기 후반의 개하기로부터 근 백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로부터 1세기, 우리 민족은 낙후와 예속과 전란과 혼돈이 겹친 수난의 길을 걸어 왔읍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그 시련을 용케도 참고 이겨냈으며, 이제 우리 앞에는 새로운 중흥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읍니다.

이것은 정녕 마지막 중흥의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 한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오늘로서 시작되는 앞으로의 4반세기를 넘기면 금세기의 말이 된다는 것입니다.

서기 2000년경의 세계와 그 속에서 우리 대한 민국이 서 있을 좌표가 어디이겠는가 하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 때의 우리 조국은,

-국토 통일을 이룩한지 이미 오래된 강력한 민족 국가로서,

-온 국민이 다 함께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풍요한 선진 복지 국가로서,

-세계사의 주류에 당당히 참여하고 기여해 나가는

보람찬 모습으로 변모해 있어야 할 것입니다.

1970년대는 이렇듯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우리 근대 민족사의 도정에서 민족 중흥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연대의 중흥 과업을 성취하는 여부는 우리의 힘을 어느만큼 『생산적』인 목표에 집결시키느냐에 달려 있읍니다.

민족의 단결, 힘의 집중, 그것은 정녕 민족 중흥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입니다.

우리의 당면 과제인 자립 경제와 자주 국방을 이룩하는 것도 민족의 단결이며, 민족의 염원인 국토 통일을 성취하는 것도 우리의 단결된 힘입니다.


국민 여러분!


25년 전 8.15에 구가했던 그 감격과 환희를 기어이 성취할 조국 통일의 그 날, 보다 더 벅차게 노래할 수 있도록 우리 다 같이 단결하여 전진합시다.


1970년 8월 15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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