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꽃/등을 동그리고

한 방 건너 관 덮는 모다귀소리 바삐 그친다
목 메인 울음 땅에 땅에 슬피 내린다

흰 그림자 바람벽을 거닐어
니어니어 사라지는 흰 그림자 등을 묻어 무거운데
아무 은혜도 받들지 못한 여러 밤이 오늘 밤도
유리창은 어두워

무너진 하늘을 헤치며 별빛 흘러가고
마음의 도랑을
시들은 풀잎이 저어가고
나의 병실엔 초라한 돌문이 높으게 솟으라선다

어느 나라이고 새야
외로운 새야 벙어리야 나를 기다려 길이 울라
너의 사람은 눈을 가리고 미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