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트릴〉이란 바이올린 奏鳴曲[주명곡](바이올린 소나타)을 작곡한 타르티니는 가끔 꿈 속에서 작곡의 힌트를 얻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마치, 베에토벤이 산책을 하면서 수첩에 떠오르는 樂想[악상]을 적어 두던 것과 같이 타르티니는 밤중에 꿈에서 깨어 일어나서는 곧 작곡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출세적 대걸작〈악마의 트릴〉도 또한 꿈의 소산이라 합니다. 어떤 날 밤, 그는 꿈 속에 어디로부터인지 악마의 왕이 나타나서, 이 말 저 말 묻고, 이야기를 하다가, 악마는 껄껄 웃으며,

“네 소원이면 무엇이든지 들어 줄께 어디 말해 봐라.”

하고, 말했읍니다. 악마는 타르티니의 心中[심중]을 꿰어 뚫듯이 다 잘 짐 작하고 있었읍니다마는, 이런 줄을 모르는 타르티니는 악마의 위엄에 놀라 기는 했을망정, 음악에 있어서야 제아무리 귀신인들 별수가 있으랴 하고, 한 번 그의 樂才[악재]를 시험해 보기 위하여, 바이올린을 꺼내어 주면서 무엇이든지 한 곡조, 가장 어려운 것을 켜 보라고 했읍니다.

타트티니는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마왕은 바이올린을 손 에 잡자마자,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들어 본 일이 없는 곡조를, 자유자재 하게 켜기 시작했읍니다. 곡조도 훌륭했지마는 그의 정말 귀신 같은 기에는 타르티니도 슬그머니 겁이 날 지경이었읍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일찌기 몽상조차 해 보지 못하던 명곡이었읍니다. 마왕 의 妙音[묘음]에 황홀해진 타르티니는, 악마의 연주가 끝나자, 곧 바이올린 을 받아 가지고 흉내를 내 보았으나 본시 너무도 난곡인 데다가 기억조차 완전치 못하므로, 그는 한 번만 더 연주해 달라고 청하려고 본즉, 악마의 형체는 이미 사라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동시에 그의 꿈도 깨었읍니다.

“아아, 꿈이었구나!”하고, 한숨을 휘 쉰 타르티니는 꿈 속의 인상이 너 무도 역력하므로 그는 자리를 걷어차고 일어나서, 5선지를 펴 놓고서 조금 전 몽중에 듣던 그 곡조를, 기억에 남은 대로 베껴 두었읍니다. 이것이 곧, 그의 이름을 세상에 휘날리게 한 명곡〈악마의 트릴〉의 유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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