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35955, 판결] 【판시사항】 [1] 문서제출명령신청에 대해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판결을 선고한 경우 판단유탈로 볼 것인지 여부(소극) [2] 집단행동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위법성을 갖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기 위한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문서제출명령신청에 대해서,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문서제출명령신청을 묵시적으로 기각한 취지라고 할 것이니 이를 가리켜 판단유탈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2]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주장이나 목적을 관철할 의도하에 한 집단행동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위법성을 갖는지 여부는, 그 집단행동의 구체적인 내용, 방법, 정도뿐만 아니라 이에 이른 동기나 목적, 경위, 상황 등을 침해이익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집단행동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기 위한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193조 제2항

[2]

민법 제750조 ,

제760조

[3]

민법 제750조 ,

제76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25444 판결(공1992, 1672) /[2]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다35718 판결(공1995하, 2496)


【전문】 【원고,피상고인】 부산환경개발 주식회사

【피고,상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0. 6. 2. 선고 99나838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피고가 2000. 3. 15. 원고가 제1심 공동피고들과 합의한 합의서의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으나, 원심이 그에 대하여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심이 피고의 문서제출명령신청을 묵시적으로 기각한 취지라고 할 것이니 이를 가리켜 판단유탈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25444 판결), 또한 기록에 의하면 위 합의서는 원고가 주민대표들 각자를 상대로 개별적으로 합의를 보면서 작성한 것으로 그 문언내용 중에 "본건 합의 이후 원고는 주민대표들을 상대로 제기한 민, 형사소송 등을 취하한다."는 취지의 구절이 있음은 인정되나 이는 합의를 한 자들에 대하여 소를 취하한다는 의미이지, 합의를 하지 아니한 다른 주민대표들에 대한 소도 모두 취하한다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므로, 위 합의서는 피고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된 문서라거나 원고와 피고와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문서가 아니어서 원고에게 그 제출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의 위 문서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이 심리미진이라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주장이나 목적을 관철할 의도하에 한 집단행동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위법성을 갖는지 여부는, 그 집단행동의 구체적인 내용, 방법, 정도뿐만 아니라 이에 이른 동기나 목적, 경위, 상황 등을 침해이익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집단행동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다35718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를 비롯한 주민측이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기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 공사장을 점거하고 자재야적장에 불을 지르는 등으로 농성을 계속하여 소각장 건립공사를 중단시키고, 법원의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반입을 저지한다는 의도로 쇠사슬, 차량 등을 이용하여 원고 회사 정문을 봉쇄하여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의 출입을 가로막고, 원고 회사의 직원들의 출입을 저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원고 회사 트럭 4대의 타이어 및 정문을 파손하기까지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고 등의 집단행동의 구체적 내용을 그 동기나 목적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보면, 그 수단이나 방법이 의사표시의 수준을 넘어 타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폭력의 행사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이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정당방위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