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인제 먼 반도에
뿌리치듯
버리고 나와,

기억마저
희미하고,
옛일은
생각할수록
쓰라리다만,

아아! 지금은 오월
한창 때다.

종달새들이
팔매 친 돌처럼
곧장
달아 올라가고,
이슬방울들이
조으는,
초록빛 밀밭 위,

어루만지듯
미풍이 불면,
햇발들은
화분(花粉)처럼 흩어져.

두 손을 벌려,
호랑나비를 쫓던
도랑가의 꿈이,
아직도
어항 속에
붕어처럼
맑다만.

지금은 오월
한창때

소낙비가 지나간
도회의 포도(舖道) 위
한줌 물속에,

아아! 나는
오월의
푸른 하늘을 보며,
허위대듯
잊기 어려운
나비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