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27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이명박 대통령 제27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글로벌 코리아, 더 큰 대한민국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벌써 산간지방에는 눈이 내렸고, 이번 주말이면 입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날이 쌀쌀해지면서 신종 플루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불안해하고 계셔서 걱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씻게 하는 등 생활 속에서의 작은 위생 수칙부터 잘 지켜 나가도록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난달 동남아시아 세 나라를 다녀왔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거쳐서 태국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그리고 동아시아 정상회의까지 세 차례의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세계 15개국의 정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귀국한 다음 날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한 불가리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동남아로 출국하기 전에는 서울에서 한・일 정상회담, 또 바로 그 다음날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다소 벅차기는 했습니다만 바쁜 일정을 잘 소화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일정을 길게 이야기한 이유는, 지금 세계가 얼마나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러한 때 우리 대한민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처음 방문한 베트남은 우리와 냉전 시대에 베트남전쟁 참전이라는 아픈 과거가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국민들은 저를 정말 밝고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구 사회주의권 국가인 러시아・중국과 같은 최고수준의 외교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국 경제인들이 모인 ‘경제발전포럼’에서 “베트남 국민들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그 자세는 우리도 배울 점이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순방국인 캄보디아에서도 저는 수도 프놈펜 시민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습니다. 연도에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제 사진까지 흔들며 환영해 주었고, 앙코르와트 방문 때에는 총리 부부가 직접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훈센 총리는 한국을 발전 모델로 삼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 관계 수준을 격상하자고 요구해 왔습니다. 저는 우리 기업인들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비자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총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한 달에서 1년으로 연 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훈센 총리는 저에게 한국에 있는 캄보디아 근로자들과 결혼 이민자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는 캄보디아 며느리가 있다고 생각해 달라고 하실 때 제 마음이 찡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고, 살고 있는 분들을 더욱 따뜻하게 이해하고 배려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5월 중앙아시아에도 다녀왔습니다만 우리나라를 발전 모델로 삼는 나라가 많습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의 경험을 배우고자 우리를 반기고 있습니다. 저는 귀국길에 조용히 생각해 봤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였고, 국제사회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 정말 가슴 뿌듯했습니다. 오늘의 모습을 이룬 우리 대한민국이, 오늘의 기적을 만들어 낸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한없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서서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배려하고 사랑받는 나라,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변방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당당하게 우리와 관련된 중요한 현안에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야말로 글로벌 코리아의 모습이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시아는 자원이 풍부하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으며, 우리 교역의 48%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기도 합니다. 제가 ‘신아시아 외교’를 주창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아세안 지역은 중국과 일본의 각축장으로, 두 나라는 오래 전부터 막 대한 물량 공세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늦었지만 차분하게, 아세안 국가 한 나라 한 나라마다 정성을 다해 관계를 다져 가면서 우리 위치를 확고히 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윈-윈 하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다행히 아세안의 주요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베트남과의 관계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호주 총리와 함께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었고, 베트남 주석과는 이번 방문을 통해 친구의 관계를 뛰어넘어 형・동생 관계로 맺었습니다.


또한 내년에 우리가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된 것에 대해 아세안 많은 국가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G20 정상회의에 서 아시아의 입장은 물론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언론들도 한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을 풀 때는 결코 아닙니다. 중환자도 회복기에 잘해야 제대로 건강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존중받고, 대한민국 국민이 더욱 사랑받는 국민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국 격을 높이고 국 격에 걸맞은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 회복의 온기를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